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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털파카신 / 문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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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1회 작성일 18-08-11 16:00

본문

오리털파카신 / 문보영

 

      

     신이 거대한 오리털 파카를 입고 있다 인간은 오리털 파카에 갇힌 무수한 오리털들, 이라고 시인은 쓴다 이따금 오리털이 빠져나오면 신은 빠져나온 오리털을 무신경하게 뽑아 버린다 사람들은 그것을 죽음이라고 말한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이 죽었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이 세상을 떴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의 숨퉁이 끊겼다 오리털 하나가 뽑혔다 그 사람이 사라졌다

     죽음 이후에는 천국도 지옥도 없으며 천사와 악마도 없고 단지 한 가닥의 오리털이 허공에서 미묘하게 흔들리다 바닥에 내려앉는다, 고 시인은 썼다

 

     鵲巢感想文

     이 시를 읽으면 시인은 신을 대변하는 하나의 직책으로 그 보직을 충실히 이행하는 자로 느낌을 받는다. 신과 오리털 파카를 들었다. 오리털 하나가 한 사람이며 하나의 털이 삐져나오거나 삐져나온 털은 죽음으로 묘사한다.

     우리는 신이 어떤 존재인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스스로 오리털 파카를 만들었다. 오리털 파카를 입은 신은 우리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는 잘 모르므로 단지, 신이 있음을 오리털 파카의 존재로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리털 파카를 만들 수 있음은 곧 우리 인간은 영혼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존재하는 무대에서 내가 사라지면 나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존재하는 무대는 오리털 파카다. 오리털 파카에서 즉 무대에서 내가 사라진다는 것은 오리털 하나가 빠져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그 오리털은 단지 죽음을 맞은 것뿐이며 바닥에 내려앉는 하나의 미물로 남는다.

     죽음 이후에는 천국도 없고 지옥도 없다. 천사와 악마도 없다. 단지 한 가닥의 오리털만 허공에서 미묘하게 너울거리다가 바닥에 닿는 것뿐이다.

     인간이 어찌 신을 정의 내릴 수 있을까만, 그 범주를 그리는 행위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끝없이 진행될 것이다. 아직 우주를 관통해 본 인간은 없지 않은가! 우주의 끝은 과연 무엇일까? 우주의 테두리는 과연 있는 것인가? 이러한 복잡 미묘한 세계를 그렇게 멀리까지 보지 않아도 된다. 인간의 뇌는 우주니까? 이러한 프랙털 구조처럼 오리털 하나는 오리털 파카를 대변하는 어떤 마당의 충분한 역할을 한다.

     오리털파카신을 쓴 시인 오리털의 존재와 오리털 파카의 모양을 그리며 그 오리털 파카를 입은 신을 유추해냈다. 오리털이 있으므로 오리털 파카가 있는 것이고 그 오리털 파카를 입을 수 있는 신이 또 있었던 것이다. 시인은 시를 썼고 시를 읽는 독자가 있으며 시라는 하나의 문학 장르와 문학의 존재 이유와 문학의 세계를 우리는 신이라고 하면, 지금 글쓴이의 한 사람은 오리털 하나다. 나는 쓴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뭐 이런 논리다.

 

     논어에 군자무본君子務本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이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며 근본이 서야 길이 생긴다는 말이다. 어쩌면 글을 쓴다는 것은 근본에 다가가기 위함이며 삶의 길을 찾는 최소의 노력이다. 오리털이 오리털 파카를 이루었듯이 소속과 존재의 이유를 만끽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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