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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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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그래서 / 문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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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3회 작성일 18-08-15 13:15

본문

그래서 / 문현미

 

 

 

 

     공식이란 공식은 모두 끌어 왔지만

     해산의 아우성으로도 겨자씨만한 답조차 얻지 못한다

     혼돈의 비공식에서 세상의 빛이 있었고

     공식의 여기에서 오아시스같은 비공식을 찾고 있다

     처녀의 몸을 빌어 태어났다는 구유의 비밀을

     구구단 공식처럼 외우고 다닌다

     정신이 몸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몸이 정신을 누른다는 학설이 있다

 

     그래서 몸은 위대하다고

     그래서 몸은 신비하다고

     그래서 몸은 거짓이 없다고

     몸은 몸으로만 말한다고, 그래서

 

     사과의 껍질을 벗기며 궁금증의 각질이 일어난다

     껍질이 먼저 둘레가 되었는지 속살이 미리 차올랐는지

     그래서 껍질과 속살의 경계가 어디쯤인지

 

     정신과 몸 사이에 섬세한 피가 흐르고

     껍질과 속살 사이에 달콤한 수액이 흐른다

     주름진 눈꺼풀의 섬유질이 마지막 풀릴 그때까지

     끝없이 정이 들어가는 몸과 정신의 비공식 속에서

 

     이것만이 진실이라고 쓰지 못한다, 그래서

     이 시를 쓰는 손만이 진실한 몸이라고 쓴다

     종이 위 먹빛이 불안하게 희미해지는 것처럼 그래서

     진실의 힘은 들판에 던져진 마른 풀 같다고

 

 

 

鵲巢感想文

     점심 드셨습니까? 배꼽시계는 속일 수 없습니다. 젊은 나이 때는 한 끼 굶어도 별 차등을 못 느꼈습니다만, 나이 들면 굶기가 참 어렵습니다. 몸이 정신을 이기는 경우입니다. 저는 김치찌개를 참 좋아합니다. 돼지고기가 좀 들어가면 더욱 좋고요. 급히 찌개를 만들 형편이 없으면 라면 한 봉지 끓입니다. 김치를 조금 넣지요. 라면과 김치의 조화 속에 짭조름한 국물은 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충분조건입니다.

 

     어제 선거공판 들으셨지요? 지사는 1심 무죄라는 판결이었습니다. 한 인간을 보면 저 또한 당연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치적인 내용으로 보면 미심쩍은 데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폭행이라는 것은 일방적입니다. 교태는 어쩌면 유혹과 다름없습니다. 물론 도덕적 책임은 피할 수 없는 길이나, 대부분 남성은 교태 부리는 여성 앞에 과연 몇이나 참을 수 있을까요? 그것도 젊은 남성일수록 말입니다. 물론 순박한 시골 여성을 꼬셔먹는 도시의 제비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스위스와 러시아의 풍경만 기억하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오늘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김 씨의 말은 한마디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대변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남녀 간의 부끄러운 정황도 살펴야겠지요. 부부가 들어가 잠을 자는 침실에 몇 분간 지켜본 사실과 몸을 만질 수 있게 혁대를 풀었거나 호텔 객실이 만원이라 딴 데로 돌린 경우는 어찌 설명합니까? 내 지사는 내가 지킨다는 김 씨, 첩이 첩 질을 못 본다는 말도 있듯이 어쩌면 교태를 넘어 질투의 끝을 본 것 아닌가요. 네 그렇습니다.

 

     가벼운 얘기는 아닙니다만, 공식도 없고 어떤 해산도 없는 아우성인 줄 압니다. 그러므로 겨자씨만한 답조차 얻지 못한다는 것도 잘 압니다. 혼돈의 비공식에서 세상의 빛이 있었고 공식의 여기에서 오아시스 같은 비공식을 찾는 게 또 우리의 삶의 목적입니다. 무엇이 공식이고 무엇이 비공식 적인 일인지, 오아시스는 또 무엇이겠습니까?

 

     그러나, 진실은 정신이 아니라 몸이라는 것, 그래서 몸은 위대하고 몸은 신비하고 몸은 거짓이 없고 몸은 몸으로만 말한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국가를 하나의 몸으로 봅시다. 지금 정권을 잡은 쪽은 진보입니다. 안 전 지사의 무죄판결은 어찌 보면 당연지사로 보입니다. 권력과 존재감,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동질의식, 동질의식을 내장하기 위한 하나의 몸, 섹스는 진보의 행보였습니까? ! 어렵습니다. 정신은 어디로 갔고 몸은 또 어디에 있는 겁니까? 껍질과 속살 사이에 달콤한 수액은 생존을 두고 다투는 형국을 묘사합니다. 살아남아야 합니까? 주름진 눈꺼풀의 섬유질이 마지막 풀릴 그때까지 끝없이 정이 들어가는 몸과 정신의 비공식 속에서 이것만이 진실이라고 누가 쓸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 시를 쓰는 손만이 진실한 몸이라고 시인은 쓴 것입니다.

     종이 위 먹빛이 불안하게 희미해지는 것처럼 그래서 진실의 힘은 들판에 던져진 마른풀 같다고 말입니다.

 

     투기지심妬忌之心 골육우한어외인骨肉尤限於外人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질투심은 타인끼리 보다 골육 간이 더욱 심하고 사납다는 말입니다. 정치하는 자가 내부를 잘 다스리지 못하는데 어찌 큰 것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겠습니까? 하여튼, 크나큰 심판을 맛본 공식은 비공식으로 추락한 것을 우리는 분명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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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현미 부산에서 출생 1998시와 시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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