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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메카니즘 / 강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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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7회 작성일 18-08-19 15:41

본문

질투의 메카니즘 / 강 순

 

 

 

 

     8월의 도로에 한 여자가 서 있다. 길가의 칸나는 유혹의 방점이고 붉은 입술 여자는 당신의 애인, 이라고 하자. 당신의 가슴은 온통 붉어진다. 순간 여자는 칸나의 빛나는 붉은 입술에 키스한다. , 칸나를 사랑한 당신의 여자는 칸나에게 빨려 들어간다. 당신보다 더 매력적인 대상이 당신의 여자를 유혹했다,라고 생각하고 나서, 당신은 갑자기 차가운 캔맥주를 찾는다. 오늘의 안주는 거꾸로 매달린 시간일까 불러 세워진 기억일까, 당신의 선택과 상관없이 당신은 이미 질투를 맛보고 있다. 목을 타고 내려가는 중독성 청량한 관념, 그것은 붉은 입술의 칸나와 겨루는 아싸한 맛 이제 칸나와 당신의 대립만 남았다. 당신은 여자를 사랑하고 여자는 칸나에게 유혹당했다. 그러나 당신은 칸나보다 더 유혹적인 입술을 가질 수 없다,는 당신의 생각은 당신을 도로 화단 앞에서 고문한다. 칸나의 입술들이 한꺼번에 와르르 달려들어 살갗을 붉게 태우는 한낮 질투는 붉음에 취해서 붉게 온다. 당신은 붉은 입술 여자를 기어코 생각한다. 이별의 값을 이런 식으로 치른다. 칸나를 사랑한 당신의 여자가 8월마다 떠나간다. 칸나, 이제 당신마저 눈독들이고 있다. 여름 한낮의 식충식물 같다.

 

 

 

鵲巢感想文

     때는 8월이다. 도로에 한 여자가 서 있다. 이 시를 읽는데 변수는 몇 가지로 나눠진다. 도로에 한 여자가 서 있고 길가의 칸나가 있다. 그리고 당신이다. 를 읽고 있는 시점은 8월이다. 오늘은 19일이다. 나도 마치 길가에 핀 칸나처럼 붉게 이 시를 들여다보고 있다. 아니 칸나는 원래 붉었다. 붉게 피었다. 당신이 사랑한 여자가 칸나의 빛나는 붉은 입술에 키스했다. 이것은 시 접촉과 인식이다.

     일단, 칸나는 실체다. 그러면 당신의 여자는 살아 있는 여자인가 아니면 아직도 태어나지 않은 여자인가 나는 여기서 또 헷갈린다. 그러나 당신의 여자가 칸나에 푹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당신보다 더 매력적이므로 더 붉은 마음의 소유자이므로 나 또한 붉은빛 가슴으로 칸나를 본다.

     당신은 칸나가 왜 예쁜지 왜 붉었는지 어떻게 하여 당신의 여자를 유혹할 만큼 그런 매력의 소유자인지 알기 위해 시원한 캔 맥주를 찾는다. 거꾸로 뒤집어보고 자리를 바꿔 앉는다. 칸나의 처지로 당신의 여자를 보며 여자가 칸나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여러 이유를 하나씩 찾는다. 마치 청량한 음료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듯이 관념의 시간을 쫓는다.

     그것은 분명 붉은 입술의 칸나였다. 하늘 바라보고 곧게 선 칸나는 아싸한 맛이었고 당신의 여자를 사랑했다. 이 여자는 칸나에게 유혹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러 있었다. 그러므로 당신은 당신의 여자를 더욱 사랑한다. 하지만, 칸나보다 더 유혹적인 입술을 가질 순 없는 당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로 화단 앞에서 고문하며 자해한다. 칸나의 입술들이 한꺼번에 와르르 달려들어 살갗을 붉게 태우는 한낮 질투는 붉음에 취해서 붉게 온다. 붉다는 것은 열정이다. 시에 대한 열정으로 그 어떤 칸나를 꽃피울 당신은 지금도 눈을 못 떼며 칸나만 바라보고 있다. 칸나를 바라보면서 당신은 당신의 여자만 생각한다.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가!

     이젠 칸나를 버려야 할 때다. 칸나를 잊고 당신의 여자를 생각하라.

     당신은 당신의 여자를 생각하고 사랑하지만, 이미 칸나에 모든 것을 빼앗겼다. 식충식물처럼 흰색의 가늘 실로 땅속을 파헤치며 포충낭을 만든다. 뿌리의 가지 끝에 더듬이를 세운다. 또 다른 칸나를 보며 당신은 당신의 여자와 결국, 이별한다. 그 여자는 칸나처럼 도로 가에 서 있다. 이제 책임질 수 없는 칸나처럼,

     이제 당신은 온 동네 꽃밭에 서 있으므로 기력을 상실한다.

 

     칸나처럼 붉게 핀 온 동네 카페만 보인다. 제 나름의 붉은빛이다. 올해는 정부 정책의 기조에 역행이나 하듯이 자영업 세계가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주위를 보면 피어나는 칸나는 아직도 많다. 매년 정년 퇴임하는 공무원과 준공무원의 수는 있으므로 창업은 칸나처럼 유혹이다. 어쩌면 칸나가 많이 피었으므로 칸나가 살아가는 방법인 것 같기도 하다.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 했다. 에휴 학이 아니라 군칸나일코스모스다. 코스모스처럼 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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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순 제주에서 출생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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