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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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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안압지雁鴨池 / 이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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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1회 작성일 18-08-30 11:53

본문

안압지雁鴨池 / 이강하

 

 

 

 

     여기에는 무수한 방이 연결되어 있다

     벽과 바닥에 각기 다른 얼굴이 연결되고

     기둥마다 각기 다른 능력이 연결되고

     저녁 또는 새벽이 되기 위해

     고요함 속 민첩함은 자주

     흐트러진 마음을 불러 모아 경계를 허물지

 

     어쩌다 세상 밖 먼지를 뒤집어쓴

     무거운 것들은

     고독한 기다림으로 밤새 북을 쳤을 테고

 

     어둠이 달과 나란히 같아질 때

     방과 방이 합이 되는 순간엔 별하늘이 콸콸 쏟아졌을 테고

     선()을 재구성한 물빛

     공동체를 원하는 벽과 벽 사이

     나무 새 바람 몸짓이 예사롭지 않았을 테고

 

     방과 방의 통로는 뜨거운 계절일수록

     빗소리가 자주였을 테고

     불현 듯 누군가도

     저기 저 깊숙한 물의 혀를 닮아보겠다고

     밤새 신발 벗은 채 밤하늘을 귀찮게 했으리라

     몸은 뜨겁게, 꽃이 피는 밤.

 

 

 

鵲巢感想文

     시제가 시에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 않아도 그 가 잘못되었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이상의 오감도를 보면 더욱 그렇다. 1호에서 시 제15호까지 미발표 작 오감도 15편도 그렇다.

     詩는 작가의 마음이며 작가의 꿈과 이상을 그려놓는 마치 추상화와 같은 정신세계를 그린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를 누가 평하는 것도 좀 우스운 얘기가 된다.

     어느 정신병자가 휘갈겨 놓은 것도 사실 시라서 뭐 구태여 이건 낙서라고 얘기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어쩌면 이것은 그 사람만의 시안은 거기서 머물고 있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 국화는 장미라고 얘기하면 장미의 개념과 국화의 혼돈까지 겹치게 된다. 국화도 모르고 장미도 사실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상대방의 인식이다. 장미라고 얘기한 시인은 무엇을 비유하였거나 어떤 이념을 떠올렸다면 또 모르는 일이다. 그냥 속 편하게 상상하며 즐기는 일이다만, 행 가름은 역시 많은 것을 생각게 한다.

     시제 안압지는 신라 문무왕 때 당시 신라의 지도 모양으로 판 연못이다. 기러기와 오리가 노니는 못이다. 모두 새를 뜻하는 글자가 들어가 있다. 안압지에 대한 시인의 어떤 상상을 그렸거나 추억의 한 소절을 바탕으로 그렸을지도 모르는 이 는 우리는 그냥 (fun)는 글만 보게 된다. 한 행씩 끊어 읽다 보면 무수한 상상에 휘말리곤 한다. 마치 밤하늘에 수많은 별을 보고 나도 모르게 빗살무늬토기를 빚고 있거나 군장 사회의 추장으로서 고대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방축을 쌓고 있다. 좀 부드러운 방축은 제신祭神 체계를 갖추게 한다. 그러니까 상상이다. 상상은 虛無孟浪한 것이 아니라 걸대가 없는 벽에다가 사다리 하나 놓고 별을 바라보는 격이라 우습고 어쩌면 뉴런과 뉴런을 잇는 교량처럼 부족의 대이동을 순간 몸소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일은 기둥마다 각기 다른 능력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저녁 또는 새벽이 되기 위해 고요함 속에 민첩함으로 흐트러진 마음을 수습하기도 한다. 사회적 불안심리를 허물고 보다 나은 정신적 세계에 위리안치한다. 어쩌다 세상 밖 먼지를 뒤집어쓴 무거운 것들은 기러기나 오리 떼처럼 날려버리고 조용한 불빛 찬란한 별빛에 선()을 재구성한다. 땅에 내리 꽂히는 비꽃처럼 잘 다듬은 창살을 옆에 차고 강가에 나가 물고기()를 낚는 제례의식과 같다.

     흙탕물이 아닌 비꽃과 돌촉이 어딘가 꽂혀 있는 물고기가 아닌 순수한 물방울과 피 철철 흐르는 신선한 고기를 우리는 낚고 싶다. 인류는 많은 것을 보며 연습하고 시행하고 진일보한 기술을 엮으며 희망을 심어왔다. 저 깊숙한 인류사를 한 번 보라!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왔던가? 욕망과 욕심으로 분수에 넘치는 일을 하지는 않았는가? 마지막 남은 생은 어떻게 마무리해야 하나? 어떤 것을 낚아야 하며 낚은 그 물고기는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 누구를 위한 몸짓인가?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현실과 괴리된 욕망의 끈과 허리띠는 분명 다르다. 과정만이 즐거운 여행임을 말이다. 몸은 뜨겁게 꽃이 피는 밤을 말이다.

 

     선화이후대사先和而後大事라 했다. 먼저 마음을 모아 화합한 뒤에 큰일을 도모한다. 마음이 불안하면 그 어떤 일도 도모하기는 어렵다. 어떤 한 기운을 꺾을 수 있는 자신감이 없다면 도로 목숨을 잃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현실과 괴리된 욕망의 끈이 아닌 경험과 지식과 지혜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오늘도 허리띠 한 번 볼끈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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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하 경남 하동에서 출생 2010년 시와 세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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