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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이 간다 / 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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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2회 작성일 18-08-31 00:02

본문

기념일이 간다 / 권민경

 

 

 

 

     팔 벌린 사람들 / 지나쳐 / 돌계단이 있는 집으로

 

     고마워요 문득문득 / 불을 밝혀주어서 / 드문드문

 

     눈처럼 / 깜빡이며 / 서있던 사람들 / 깜깜한 몸 / 마음속 애인들

 

     나는 오랫동안 연인이 될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의 곁에 서면 / 손가락이 구부러집니다 / 레고 인형의 손처럼 / 항상 맞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

 

     고리를 갖고 싶어서 나는 자주 오른손과 왼손을 겹쳤습니다

 

     생일잔치 전날엔 색종이로 목걸이를 만들었습니다 여러 개의 고리 안에서 비로소 / 주인공이 되는 목 / 목은 자꾸 길어지고 / 길어지고 창문이 생기고 / 내다보면 / 구름이 날고 / 별이 되고 / 천구가 여러 번 바뀌는 동안 / 겨우 도달했습니다 마주볼 수 있는 얼굴

 

     끌고 온 목걸이 / 여러 번 휘감고 / 눈을 마주치지 못하던 사람 / 달무리 같은 눈동자를 떠올립니다

     밤을 건너 나는 / 돌계단이 있는 집으로 / 연인의 집으로 / 내가 애인이 된 것을 축하받는 자리로 / 걸어갑니다

 

     당신은 스팽클을 잔뜩 붙인 종이 왕관을 내게 씌어주고

 

 

 

鵲巢感想文

     우리 기업의 체감심리가 18개월 만에 최악이라고 한다. 반면 미국은 올해 안으로 4.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호황국면은 그 어느 해에도 없었음을 여러 통계자료에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통계청장을 바꿔가며 꾸밈의 정책을 펼치려는 의도가 보이고 이러는 와중에 자영업은 붕괴 일전이다. 최저임금, 근로시간문제 등 하나같이 반기업적인 정책을 우리는 버젓이 눈 뜨고 바라 보고만 있는 실정이다.

     오늘 문재인 정부는 내각 개편을 전격 시행했다. 지금껏 문제가 많았던 교육부라든가 국방부 및 여러 부처 장관이 경질更迭되었다. 새로 임명된 장관은 문빠들을 전진 배치한 親文勢力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다. 비판이 아니라 사실 그렇다. 가장 비판을 받아야 할 경제부 인사는 단행하지 않았다. 원론에도 교과서에도 없는 소득 주도 성장과 통계주도성장이 더욱 강화될 거라는 얘기다.

     민중을 위한 정부라고 하지만 오히려 민중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詩는 기념일 그러니까 생일을 맞았지만, 자의든 타의든 정신적 고립상태를 대변한다. 팔 벌린 사람들이 있거나 고마워요 문득문득 이런 말을 하고 불을 밝혀주는 것도 꼭 누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런 마음을 얻고 싶거나 소통하고픈 시인의 희망을 노래한다.

     나는 누군가의 곁에 서면 손가락이 구부러지고 레고 인형의 손처럼 맞잡을 준비가 되었지만 융통성은 없다. 그러니까 꺾을 수 없는 왼손잡이다. 이는 불변적이며 고정적인 벽을 만들고 만다. 하지만, 우리는 다채로운 기대나 희망을 노래하며 색종이로 목걸이를 만들기도 하면서 이러한 여러 고리 안에서 소통을 원한다. 그러나

     기대에 못 미치는 현실과 아픔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만 바라보는 목만 자꾸 길어진다.

     목이 길어지면 창문이 생기고 일말의 희망을 내다보고는 있으나 이 속에는 구름이 날고 또 별이 돋고 천구가 여러 번 바뀌는 동안 겨우 제자리에 머물곤 한다.

     시인이 사용한 시어 밤과 돌계단 그리고 레고의 인형과 오른손과 왼손을 겹치는 행위까지 소통의 단절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꽉 막은 세계관이다.

 

     마치 우리 정부를 보는 것과 같다. 이를 한 마디로 국가 자폐증自閉症이라고 나는 얘기하고 싶다. 경제부는 레고 인형과 별반 차이가 없다. 민중은 오른손을 내밀었지만, 애초 정부는 왼손으로 고정하고 말았기 때문에 악수가 되지 않는다. 손이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색종이로 목걸이를 만들고 제대로 된 주인공이 없는 주인공에 억지로 목에 건 셈이다. 文派의 행보가 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돌계단이 있는 집이 아니라 서로 마주 보아도 웃을 수 있는 연인 같은 집()을 우리는 원한다.

     양민위의養民爲義라 했다. 백성을 부양하는 데 로써 행해야 한다. 정치는 경제를 밑바탕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안 풀리면 어떤 좋은 정책도 빛은 바랜다. 가 무엇인가? 옳고 바름을 말한다. 신하 된 자들은 백성을 부유하게 하고 편안케 하는 것으로 공을 삼고, 백성을 가난하고 힘들게 하는 것으로 죄를 삼는다고 했다*. 시대가 바뀌었다. 누가 신하인가? . 차관의 고위 공직자의 할 일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얘기다.

 

     시가 행 가름이 너무 많아 연 단위로 끊어 정리했다. 시인께 많은 양해 있으시길 바라면서, 줄인다.

 

=============================

     권민경 1982년 서울 출생 2011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한나라 때 선비 賈誼가의는 新書신서에서 이부락민위공以富樂民爲功 이빈고민위죄以貧苦民爲罪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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