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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花葬) /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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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8회 작성일 18-09-14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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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花葬) / 복효근

 

각시원추리 시든 꽃잎 사이로

호랑나비 한 마리 죽은 채 끼어 있다

 

시들어 가는 꽃의 중심에 닿기 위하여

나비는 최선을 다하여 죽어 갔으리라

 

꽃잎에 앉아 죽어 가는 나비를

꽃은 사력을 다하여 껴안았으리라

 

폼페이 화산재 속에서

껴안은 채 발견된 연인의 화석처럼

 

서로에게 스며들고 있었다

서로에게 소멸되고 있었다

 

다시

노란 조등 하나가 켜지고

 

어느 궁극에 닿았다는 것인가

문득 죽음 너머까지 환하다

 

* 복효근 : 1962년 남원 출생, 1991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외 다수

 

< 감 상 >

호랑나비는 겨울 식량 마련에 얼마나 몸이 달았을까?

시간은 부득 부득 흘러가고  강 건너 마을 지나,

이 꽃 저 꽃 얼마나 헤매였을까?

 

각시원추리는 종족 보존에 얼마나 몸이 달았을까?

세월은 부득 부득 몸은 시들어가고, 비바람 견디며 

나비든 벌이든 얼마나 애탔을까?

 

절대절명의 순간에 각시원추리와 호랑나비는 만났네

둘이는 숨가쁘게 사랑했네 폼페이의 화산재 연인처럼,

보시라, 저 아름다운 쌍방 복상사(腹上死)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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