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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건드려주었다 / 이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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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5회 작성일 18-09-27 04:10

본문

툭, 건드려주었다 / 이상인

 

벼랑 돌 하나를 굴려주었다.

일억 이천만 년 동안 나를 기다려

비탈길 하나를 굴러 내린다.

 

한 번의 구름을 위해

수만 번의 심호흡과 몸을 둥굴게 말아가며

자세를 가다듬었을 것이다.

 

그 오랜 침묵의 무게를 벗고

파닥 날개를 펴는 새처럼

땅을 박차고 힘껏 뛰어 내려갔을 것이다.

 

단 한 번의 밀어줌으로

간단없이 급한 비탈의 경계를 넘어

다음 생에 당도한 바위 조각,

거기서 또 다시

누군가 툭 건드려주는 일이 또 생길 듯이

깊은 꿈을 꾸듯 기다려야 한다.

 

* 이상인 : 1961년 전남 담양 출생, 1992년 <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 <툭, 건드려주었다>외 다수

 

< 감 상 >

화자는 아리스텔리스 형이상학에서 말하는 최초의 원인자 시원자(始原者) 즉,

神(종교적 신이 아님)의 시원행위을 도입한듯 하다

최초의 시원행위(신의 행위)는 운동과 운동을 통해 인류 생성의 꽃을 피운다는

학설인데, 화자는 이 과정에서 화자의 상상력을 발휘 한 편의 시를 꾸민듯 하다

 

- 아리스토텔리스의 사물의 4대 원리(질료인- 형상인- 운동인- 목적인)

- 고대 철학자 엠페도클레스의 4원소론(우주 만물은 물,불,공기,흙의 4원소로 이루어

  지며 이것들이 사랑과 미음의 힘으로 결합하고 분리하여 여러가지 사물이 태어나고

  멸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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