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다는 것/권상진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접는다는 것/권상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離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2회 작성일 18-10-08 11:06

본문

접는다는 것

 

권상진

 

읽던 책을 쉬어 갈 때

페이지를 반듯하게 접는 버릇이 있다

접혀진 자국이 경계같이 선명하다

 

한 때 우리 사이를 접으려 한 적이 있다

사선처럼 짧게 만났다가 이내 멀어질 때

국경을 정하듯 감정의 계면에서 선을 그었다

골이 생긴다는 건 또 이런 것일까

 

잠시 접어두라는 말은

접어서 경계를 만드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 포개지라는 말인 줄을

읽던 책을 접으면서 알았다

 

나를 접었어야 옳았다

이미 읽은 너의 줄거리를 다시 들추는 일보다

아직 말하지 못한 내 뒷장을 슬쩍 보여주는 일

실마리는 언제나 내 몫이었던 거다

 

접었던 책장을 펴면서 생각해 본다

다시 펼친 기억들이 그때와 다르다

같은 대본을 쥐고서 우리는

어째서 다른 줄거리를 가지게 되었을까

 

어제는 맞고 오늘은 틀리는* 진실들이

우리의 페이지 속에는 가득하다

 

프로필

권상진 : 볼륨 동인, 전태일 문학상, 복숭아 문학상, 시집[눈물 이후]

 

시 감상

 

살다 보면 잠시 접어 두거나 접어야 할 때가 있다. 접는다는 것은 멈춤이 아니다. 잠시라는 말과 동행해야 한다. 접어 둔 그 자리에서, 어쩌면 삶의 경계가 되는 그 지점에서 또 다른 출발을 함유한 지도 모른다. 어제는 틀리고 오늘은 맞는, 그런 가을이 되면 좋겠다. 반성 속에서 시작하는 것이 출발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81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3-22
2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3-18
27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3-14
27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3-08
27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3-03
27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02-16
27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02-11
2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1-29
27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 01-26
27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01-19
27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1-08
27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0 01-03
2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12-21
2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12-07
26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 12-03
26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11-30
26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11-23
26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11-17
2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11-16
26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11-15
2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11-14
26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11-10
2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11-03
2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2 10-28
2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 10-19
2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10-14
2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10-06
2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1 10-02
25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0 09-21
2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 09-15
2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09-08
2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 08-31
24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8-24
2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 08-17
2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 08-10
24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 08-04
2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 07-27
2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 0 07-20
24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 07-13
2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 07-07
24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07-06
24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6-29
23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1 06-22
2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 06-15
23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1 06-08
2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1 06-01
2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1 05-25
23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5-19
23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1 05-16
2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5-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