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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금환일식 / 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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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5회 작성일 18-10-11 03:39

본문

금환일식 / 기혁


너의 고통이 짙어질수록

나는 점점 더 빛난다

별을 보다 눈이 멀어버린 천체 물리학자처럼

타인의 빛을 탕진하며 홀로

남겨진 사랑


수십억 광년의 고독을 견디기 위해

내 어머니의

어머니들에게서 물려 내려 온

저녁의 나이테들이

언젠가 반짝였을 금빛 가장자리를 지우고

한 생의 약지를 향해 간다


우주에서 잃어버린 마음 하나가 입가에 맴돌 때

제아무리 술을 부어도 성배가

되지 못한 입술들은

끝끝내 말이 될 배후를 흘리고 있다


이상하지, 우주에서 발음할 수 있는 건

모두가 익숙한 일들뿐이구나

살색 반지자국으로 남을 지구의 그늘에

누군가의 전생이 태양처럼 떠오르고

그을린 유리조각을 대고서야 보이던 아이들은

강철의 이빨이 돋아난 불개를 닮았다


사소한 역사의 강물 속에서

잉어도 황새도 어쩌지 못한 사연들이 금빛

상처를 남기며 불타오르는 시간

너는 까마득한 공복의 인연을 향해 손을 뻗는다


지상에 없는 장소들로부터 마침내 타인은 타인이 되고 그리하여

미래의 아이들이 파먹고 남은 태초의

마지막 원반을 관통하면서

한날한시 첫꿈의 굵은 마디마디


슬픔이라는 육체의 겹침을 서로를 향해 쌓아 올린다


* 기혁 : 1979년 경남 진주 출생, 2010년 <시인세게> 시 신인상,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시집 <모스크바 예술극장의

               기립 박수>


< 감 상 >

달이 해 속으로 포근히 들어앉은 금환일식 광경에서

화자는 포근한 어머니의 품 속을  생각해 내고  

그런 어머니들이 꼈던 금가락지도 생각해 낸다, 그와 함께

긴 세월 화자의 마음속을 유영하던 우주적 각종 아름답고 고독한

이미지들이 웅숭깊고 모호하게 둥둥 떠다닌다

- 누군가의 전생이 태양처럼 떠오르고

- 그을린 유리조각을 대고서야 보이던 아이들은

- 강철의 이빨이 돋아난 불개를 닮았다

일식광경을 보려고 유리조각을 눈에 대고보던 어린시절이 생각 난다

그 때는 시뻘건 해를 불개가 삼키려다 뜨거워서 도로 뱃었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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