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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坐有感야좌유감 / 李秉休이병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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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3회 작성일 18-10-28 23:55

본문

夜坐有感야좌유감 / 李秉休이병휴

 

 

 

 

     危坐到更心 秋堂夜氣淸

     獨愛天心月 無人亦自明

 

 

     위태롭게 앉아 다시 마음을 추스르네

     가을 맞은 집 야밤에 정신은 참 맑다만,

     홀로 하늘 한복판에 뜬 달을 어여삐 보네

     사람은 없는데 역시 저 홀로 밝구먼,

 

     위좌危坐는 다른 말로 정좌正坐. 바르게 앉은 자세를 말한다. 필자는 정말 정좌라서 위좌를 쓰지 않았을 것 같아 그냥 위태로운 뜻으로 시를 읽었다.

     詩人 이병휴는 -1710숙종 36歿-1776영조 52. 조선 후기의 실학자다. 본관은 여주며 이지안李志安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실학자 이익李瀷의 숙부인 이명진李明鎭이다.

     형 이용휴李用休는 양명학陽明學을 수용했고 조카 이가환李家煥은 공조판서를 지냈다. 1801년 신유사옥辛酉邪獄때 천주교 신자로 몰려 죽임을 당했다. 양부인 이잠은 기사환국 후 경조의 보호를 내세우는 소를 올렸다가 노론에 역적으로 몰려 정살 되었다.

     집안은 정치적으로 남인이다. 노론에 의해 역적의 집안으로 몰리다가 관계 진출이 불가능했다. 그러므로 이익의 학문을 계승, 발전시키는 일로 일생을 보냈다.

     시인의 생애를 간략히 적었지만, 당시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보면 위좌危坐가 꼭 정좌正坐로 보기에는 마뜩치 않다.

     그러면 하늘 한복판에 뜬 달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가 평생을 연구한 이익의 학문은 아니었을까!

     영구불변적인 사물 하나와 시인이다. 시인은 없어도 저 달은 영구히 밝겠다. 저 달을 보고 있는 순간은 시적 동일화를 추구한다. 이 시를 읽으니 강인한 시인의 얼룩이 떠오른다. 아래에 필사해 본다.

 

 

     빗방울 하나가

     돌멩이 위에 떨어진다.

     가만히 돌 속으로 걸어가는 비의 혼,

     보이지 않는 얼룩 하나, 햇볕 아래

     마른 돌멩이 위에서 지워진다.

 

     어디서 왔을까, 네 이름은

     내 가슴속에 젖어 물빛 반짝이다가

     얼룩처럼 지워져버린 네 이름은.

 

     빗방울 하나가

     돌멩이 위에 떨어진다.

     내 한 생도 세상 속으로 떨어진다.

     마른 돌멩이 위에서

     내 삶의 한 끝이 가만히 지워진다.

 

                                                            -강인한, 얼룩 全文-

 

     빗방울과 돌멩이와의 관계다. 하나는 가변적인 반면 하나는 영구 불변적이다. 한 생이 짧다면 한 생은 너무나 길다. 인간의 잣대로는 가히 잴 수 없는 범주다. 그 한 생이 한 생과 맞닥뜨린 이 느낌도 찰나다.

     그러나 시는 또 위치를 바꾸어서 상대를 본다. 한때는 만났을 법도 한데 순간 사라진 그 이름은 무엇일까? 정말 빗방울처럼 다녀갔을지도 모르는 이 시는 무엇인가?

     빗방울 하나가 돌멩이 위에 떨어지고 사라지듯이 내 한 생도 세상 속으로 떨어졌다. 마른 돌멩이 같은 이 세상에서 내 삶의 한 끝은 가만히 지워져 간다.

 

     달은 몇천 년 아니 몇억 년을 저렇게 떠 있었다. 인간은 수많은 빗방울 중 하나와 같이 떨어져도 저 빛과 모양을 갖추지는 못했다. 이익의 학문은 달같이 밝은데 가을밤 내 마음은 왜 이리 맑기만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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