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루 / 안희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연루 / 안희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1회 작성일 18-11-01 01:39

본문

연루 / 안희연

​당신에게는 사슴 한 마리가 있다 당신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사슴은 오래전 당신을 찾아왔고 당신 곁에서 죽을 것이다

사슴은 색이 없고 무게가 없지만 자주 붉은 사슴이 되어

며칠씩 사라졌다 돌아올 때가 많다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것 같다​

오늘도 사슴은 홀로 잡목 숲을 떠돌고 있었다 숲에는 하염없이 비가 내렸고

이윽고 사슴은 덫에 걸리고 말았다 먼 곳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쇠구슬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다

그곳에 무언가 있다는 듯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이

그 순간 당신은 비에 대한 낯선 기억 하나를 갖게 된다

소매엔 까닭 모를 흙이 묻어 있다

덫에 걸린 사슴의 발이 검게 썩어 들어갈 때

당신은 수없이 지나다니던 방문턱에 걸려 넘어지고

붉을 대로 붉어진 사슴이 발을 절뚝이며 당신에게로 돌아올 때

당신은 수백 개의 신발이 강물에 떠내려 오는 꿈을 꾼다​

당신이 잠에서 깨어날 때 사슴은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당신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아침 햇빛을 보면 자주 무릎이 꺾인다 자꾸만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 안희연 : 1986년 경기도 성남 출생, 2012년 <창작과 비평> 등단,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등

< 감 상 >

당신과 사슴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운명적으로 연루되어 있다

화자의 사유 폭이 넓고 깊기 때문에 독자로서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애정, 고난, 순정등 일상 생활의 어떤 정념을 함께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의미의 다양화는 독자의 호기심을 부추켜 깊은 사색에 빠지게 하는데,

- 덫에 걸린 사슴의 발이 검게 썩어 들어갈 때

- 당신은 수없이 지나다니던 방문턱에 걸려 넘어지고

- 붉을 대로 붉어진 사슴이 발을 절뚝이며 당신에게로 돌아올 때

- 당신은 수백 개의 신발이 강물에 떠내려 오는 꿈을 꾼다

운명적 연루는 동질적 고난으로서 당신은 알지 못하지만 한생 동안 함께

하리라

시인들이 고안해서 생산해 내는 수수께끼 같은 네러티브를 호기심스럽게

읽어 본는다는 것은 독자로써 줄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63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31 0 07-07
166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 00:08
1661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 01-21
166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 01-21
16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 01-21
165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 01-20
16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 01-20
16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 01-19
16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 01-18
165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 01-18
16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 01-17
165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 01-17
16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 01-17
16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 01-16
16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 01-16
16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 01-16
164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 01-16
164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 01-15
164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 01-15
16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 01-14
16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01-14
16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 01-14
16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 01-14
16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 01-13
16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 01-13
163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1-12
16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 01-12
16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 01-11
163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1-11
16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 01-11
16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1-10
163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 01-10
16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1-09
16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1-09
16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1-08
162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 0 01-08
1627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1-07
16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1-07
16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1-07
162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 01-07
16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1-06
162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 01-06
162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1-05
1620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 01-05
1619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 01-05
16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1-05
161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1-04
161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1-04
16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1-03
16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1-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