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 이기성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콘크리트 / 이기성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57회 작성일 18-11-03 15:31

본문

콘크리트 / 이기성

 

 

 

 

     장미덩굴의 정원을 가꾸다가 그는 중얼거린다. 그렇지 나는 시인이야. 오후의 푸른 자갈을 골라 담장 밖으로 던지다가, 시인은 시를 써야지. 비극적인 드라마에 침을 흘리다가 차를 마시다가 책을 읽다가 하품을 하다가 붉은 벽돌을 증오하다가 결국은 등뼈가 굽어지다가, 시를 써야지, 장미 가시에 찔려 눈물을 흘리지는 말고 오래된 시인처럼 눈 위에다 기침*을 하지는 말고, 시를......콘크리트가 굳어간다. 검은 글자를 손가락으로 꾹 눌러놓고 그는 담배를 피우는 중이다. 콘크리트처럼 두려움에 가득 차서 그것을 본다.

 

 

 

鵲巢感想文

     콘크리트와 장미는 대조적對照的이다. 하나는 생물적이고 유순柔順한데가 있는 반면 하나는 固定不變的이다. 에서 쓰이는 역할도 하나는 긍정적이며 희망적인 데가 있는 반면 하나는 부정적으로 쓰이고 있다.

     詩를 쓰는 행위는 마치 장미 덩굴의 정원을 가꾸는 것과 유사하다. 결국 자기가 가꾼 장미의 가시에 찔려 눈물을 흘릴 수도 있지만 시인은 시를 써야겠다는 마음은 콘크리트처럼 固定不變的인 마음을 가진다.

     그러나 詩人의 역할은 를 써야 하는 본연의 의무를 지키지 못할까 하는 어떤 두려움 속에 콘크리트와 같은 강박 관념도 알게 모르게 느낄 수 있는 시다.

     詩를 그렇게 어렵게 쓸 필요가 있을까? 생활에 충실함은 그것이 시다. 시대가 많이 좋아졌다. 직접 쓴 글()을 어디든 공개하며 공유하는 마당은 우리의 선대 시인에 비하면 그 활동 폭이 다양하며 꽤 넓다.

     중요한 것은 콘크리트처럼 굳어가는 마음이다. 일기처럼 아니면 일기를 쓰더라도 나만의 정원을 가꾸는 것은 나에 대한 사랑이며 최소한의 예우禮遇겠다.

     적습양덕積習養德이라는 말이 있다. 순자의 말이다. 배우지 않으면 사람의 도리를 알지 못한다. 人生不學不知道. 무엇을 적는다는 것은 무엇을 알지 못하면 행할 수 없는 일이다.

     사는 동안은 하루가 매일 신선하게 우리 앞에 놓인다. 이 하루를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다. 비록 종이처럼 구기는 날이 있다 하지만 또 반듯한 논문은 아니더라도 그나마 볼만한 카피 같은 날도 있으니 쓸려고 노력하는 자세는 있어야겠다.

 

============================

     이기성 1998문학과 사회로 등단.

     시집 :타일의 모든 것』『채식주의자의 식탁.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3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54 1 07-07
416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 04-23
41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04-18
41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4-17
415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4-12
41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4-07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04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3-29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3-22
41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3-18
41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3-15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3-14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3-08
415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3-03
41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 02-18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2-16
414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2-11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02-04
41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2-03
414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1-29
41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3 01-28
414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01-26
414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 01-25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1 01-22
41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2 01-20
413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01-19
4137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1 01-14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1-08
41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 01-03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0 12-24
413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 12-22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12-21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 12-07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 12-03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11-30
41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11-23
41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1 11-18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 11-17
412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11-16
412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11-15
412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11-14
41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1 11-11
412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11-10
411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0 11-06
411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 11-03
411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2 10-31
411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2 10-28
411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10-23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0 10-1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