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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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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과 / 김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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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회 작성일 18-11-26 14:54

본문

縱使千乘君종사천승군 / 釋王梵志석왕범지

 

 

 

 

     縱使千乘君 終齊一個死

     縱令萬品食 終同一種屎

     釋迦窮八字 老君守一理

     若欲離生死 當須急思此

     종사천승군 종제일개사

     종령만품식 종동일종시

     석가궁팔자 노군수일리

     약욕리생사 당수급사차

 

 

     설령 천승을 부리는 군주라 할지라도 끝내 하나의 죽음이고

     설령 만 가지 음식을 취한다고 하여도 끝내 똥은 다 같을지니

     석가는 팔자가 궁했고 노자는 하나의 이치를 지켰으니,

     삶과 죽음에서 떠나고 싶다면 당장 이 생각에서 떠나야 하네

 

 

     縱종은 세로, 바쁘다는 뜻도 있지만, 설령 ~할지라도의 뜻도 있다. 千乘君천승군은 제후를 뜻한다. 萬乘만승은 천자고 千乘천승은 제후다. 萬品食만품식은 여러 가지 음식 즉 산해진미山海珍味겠다. 시 똥을 뜻하는데 참 재밌는 한자다. 부수자가 주검 시. 쌀이 죽었으니 똥이다. 屍體시체는 죽을 死字를 넣어 확실히 한다. 釋迦老君은 대조적이다. 當須당수는 당장이라는 뜻을 지녔다.

 

 

.

     날 한 번도 만난 적 없이 떠나간 사람들에게

     미안합니다, 잘해주지 못해서.

     지난 봄 깊은 꿈을 꿨어요. 너무 깊어서, 눈을 떴는데 여전히 바닷속이었어요. 깜짝 놀라 다시 눈을 감았어요. 나도 모르게 뛰쳐나가려는 놀란 가슴을 손으로 눌렀어요. 내 몸은 이미 물이 됐는지, 가슴에 손이 빠져들었어요. 찬 심장을 거머쥐었어요. 손 안에서 심장은 물처럼 흩어졌어요. 그때 내 손을 잡아주어서 고맙습니다.

     지난 봄 깊은 꿈에서 깼어요. 야산에 묻힌 지 사년 지난 네 살 아이 시신은 결국 못 찾았어요. 얼마 전 실종된 일곱 살 아이는 끝끝내 시신으로 찾았어요. 온 산을 거머쥐고 있는 땅속 아이의 작은 손을 생각했어요. 그 손을 잡아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내 머리를 모자처럼, 몸을 셔츠처럼, 다리를 바지처럼, 발을 구두처럼 공중에 벗어 놓겠어요.

     내 손을 손수건처럼 공중에 건네겠어요.

     단 한 번도 못 만나고 떠나보낸 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단 한 번도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창문 속으로 빈방이 뛰어내리듯,

     눈빛 속으로 사람이 뛰어내리듯,

     오늘도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오늘도 사과, 김중일 詩 全文-

 

 

     鵲巢感想文

    存在確認이 있기까지 더나가 그 存在認識이 있기까지는 도대체 얼마만큼의 時間이 필요한 것인가? 수년이 흘렀을 때 아니 수십 년 수백 년 좀 더 흐른다면 수만 년은 어떨까? 存在意味는 있는 것인가? 동시대에 사는 사람은 무엇으로 대표하며 대표로 내세운 것들은 그 군중群衆을 어떻게 대하는가? 우리의 삶의 문제다.

     삶의 價値는 어떻게 만들며 어떻게 더 돈독敦篤하며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늘 이러한 문제에 하루를 살고 있다. 사실, 이러한 생각을 가질 틈도 없이 하루 보내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이겠지만, 그 궁극적 목표는 모두 동일하다.

     위 漢詩에서도 잠깐 느꼈듯이 종국은 천승을 부리는 군주도 하나의 죽음이며 산해진미를 느끼며 먹었다고 해도 끝내는 한 가지 똥이다. 삶과 죽음은 萬人에게 공통된 사안事案이다.

     중요한 것은 현실을 얼마나 直視하며 사는 것이겠다.

     필자筆者詩人詩集을 읽은 적 있다. 사실, 첫 시집은 그렇게 감은 오지 않았다. 너무 장황한 느낌이었다. 산문시도 그 의미가 뚜렷하면 읽는 맛이 있지만, 어떤 파편처럼 분산된 시안은 독자에게도 난해하기 그지없다. 몇 편 읽고 덮은 적도 사실이다.

     위 는 아주 좋은 작품이다. 나 아닌 것을 얘기(他者)하면서도 이것은 이미 떠난 자아다. 마음은 자아의 심중에 있지만, 이것을 타자打字하면서 타자他者가 되니까 말이다. 이 타자他者를 언제 어느 때에 독자와의 만남이거나 지인과의 관계망을 형성하느냐에 따라 지평의 평면성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그전까지는 認識의 부재不在.

     詩가 인식의 부재로서 매이는 동안은 실존의 투사가 된다. 느낌은 내부적으로 일어나는 감상과 감회일지는 모르나 그것은 상대에서 오기 때문에 얼마만큼 타자他者를 위한 타자打字인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위 에서 사과는 사과謝過. 동음이의어로 사과도 있지만 이 사과는 좀 길게 발음한다. 사과처럼 아주 맛깔스러운 .

     날 한 번도 만난 적 없거나, 여전히 바닷속, 찬 심장, 네 살 아이의 시신, 실종된 일곱 살 아이손수건처럼, 창문 속으로 빈방이 뛰어내리듯, 눈 빛 속으로 사람이 뛰어내리듯, 시적 묘사가 아주 끝내준다. 손수건은 詩人 유치환의 깃발처럼 어떤 몸짓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으며 그것의 색상은 흰색으로 공간미를 자아낸다면 빈방으로 확장해 볼 수 있겠다. 마음은 교감에서 채워지니까 하는 말이다. 하나의 경계점을 시사示唆하는 창문이나 교감의 밀도를 표현한 눈빛은 오감이 저리다.

     이 텍스트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타자께는 오늘도 미안하고 어쩌면 읽은 타자께는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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