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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장례식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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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0회 작성일 18-11-27 00:01

본문

冬夜동야 / 黃景仁

 

 

 

 

     空堂夜深冷 欲掃庭中霜

     掃霜難掃月 留取伴明光

     공당야심냉 욕소정중상

     소상난소월 류취반명광

 

 

     빈 집에 밤이 깊자 냉기가 돈다.

     뜰에 서리가 내려 쓸어내고 싶다만,

     서리는 쓸어도 달은 쓸기 어렵구나

     짝 삼아 머물러 밝은 빛 대하네

 

 

     詩人 황경인黃景仁1749년에 하여 1783년에 하였다. 중국 청조 초엽의 시인이다. 단명했다. 더 쓰지는 못하겠다. 이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다만, 그의 시가 꽤 감상적인 묘사가 많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겼다고 한다.

 

 

.

     고양이는 살찐 쥐를 닮아 있어. 먹고 싶어. 나를 닮은 그것을. 할머니의 수의를 입고 논다. 어머니가 벽장 속에서 꺼내주던 배내옷에서 나는 냄새. 배가 고픈 냄새. 굶주리는 중이니까 먹이처럼 태어나서 나를 먹는 느낌. 내가 나를 증식하는 시대를 지나면, 어떤 주검이 내 것인지 알 수 있을까? 백발의 할머니를 끌어안고 백발의 어머니가 웃는 순간. 나는 결투를 하고 싶어. 아침 태양이 떠오르면. 뒤편으로 사라지는 어둠에게. 고양이는 쥐를 먹지 않는다. 몸을 길게 늘어뜨려 그늘을 먹는다. 심장 한가득 밤을 채우려고. 쥐덫에 걸린 새끼 쥐. 세포를 증식하는 순간. 잠 속에서 맡던 할머니 냄새. 창문을 열면 훅. 끼쳐 드는 겨울 먼지 냄새. 나는 조금씩 목뼈를 쓰다듬으며 걸어간다. 어디선가 빵 굽는 냄새. 아주 오래전에 배내옷을 벗은 것 같은데.

 

                                                                                                         -행복한 장례식, 이영주 詩 全文-

 

     鵲巢感想文

     이 텍스트는 크게 두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고양이는 살찐 쥐를 닮아 있어에서 백발의 어머니가 웃는 순간까지다. 나머지 한 단락은 고양이는 쥐를 먹지 않는다.에서 아주 오래전에 배내옷을 벗은 것 같은데.까지다. 前者인식認識의 부재不在에 대한 도전挑戰이다. 後者존재存在의 확인確認과 그 속성屬性을 논한다.

     여기서 고양이는 쥐와 극을 이루고 있다. 를 갈구渴求하고 죽음을 동경憧憬하는 주체主體. 할머니와 어머니는 이미 죽음을 겪은 선지자先知者. 에서는 참 친절하게도 수의를 입혔다. 필자 또한 수의라는 를 몇 편, 지은 적 있지만, 그 색상은 하얗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등장은 를 더욱 맛깔스럽게 만들었다. 마치 傳說故鄕과도 같은 그런 이미지를 남겼다고 해야 하나! 벽장이라는 공간적 이미지와 증식하는 시대라는 표현도 에 대한 갈등을 은유함으로써 아주 산뜻한 느낌을 갖는다.

     우리가 를 읽을 때는 마치 버드나무 가지와도 같다. 죽 뻗는다. 어쩌면 모근에서 뻗어나가는 머리카락처럼 더 분명하고 곧고 그 한 가닥의 진술로 이행은 굶주림에서 증식에 이르게 하며 결국 태양을 뜨게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詩人나는 결투를 하고 싶어라고 일축一蹴한다. 와 진실 어린 결투決鬪.

     태양이 뜨고 태양이 지면 어둠이 찾아온다. 삶과 죽음의 이분법적 논리다. 詩人뒤편으로 사라지는 어둠에게 고양이는 쥐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약육강식이나 동물의 세계에 놓인 어떤 정글의 법칙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한 선을 얘기한다. 그것은 지평선이자 수평선이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것, 그 해에 대한 동경이자 죽음을 내포한 어둠을 얘기하면서도 삶의 강한 欲求를 대변한다. 다시 말하면 의 등극登極에 대한 강한 욕구다. 사실, 필자 또한 지금 이 순간은 쥐 고기를 해체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고기의 맛은 먹지 않아도 알 수가 있듯이 고양이는 쥐를 먹지 않는 것이다. 다만, 몸을 길게 늘어뜨려 그늘만 먹는 것이다. 그늘에 대한 색감은 어둠과 속성이 같다. 어둠이 좀 더 오른쪽이라면 그늘은 왼쪽이겠다. 팔은 오른쪽으로 굽으며 그 어둠이 고체화될 때 그늘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은 심장 한가득 밤을 채우려고 노력한 자의 몫이다. 그러니까 내가 마치 쥐덫에 걸린 새끼 쥐 같다. 나는 또 무한한 세포를 증식한다. 수의를 입은 할머니도 수의를 입은 어머니도 이미 다녀갔다. 이것은 문장의 제유다. 그 한 문장 한 문장이 지나갔다는 말이다. 창문을 열면 훅 끼쳐 드는 겨울 먼지 냄새 이것은 더욱 굳어가는 사고의 이행을 대변하며 나는 조금씩 목뼈를 쓰다듬으며 걸어가는 것은 존재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어디선가 빵 굽는 냄새 이미 나는 죽었지만, 또 삶의 희열喜悅을 맛보고 싶다. 아주 오래전에 배내옷을 벗은 것 같은데 즉, 때는 벗고 벗어도 삶은 주어지고 삶 속에 죽음과 이 죽음의 행사를 치르는 동안 삶의 열정을 갈구하는 시 세계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수평선 즉 한 기준점을 두고 登極世界死滅詩人만 맛보는 장례식이라 할 수 있겠다. 시제는 행복한 장례식이라 명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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