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迷兒) / 강성은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미아(迷兒) / 강성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9회 작성일 18-12-06 00:04

본문

.

     담장 위의 푸른 유리 조각들을 하나씩 만져보고 싶었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저녁 무렵이면 흰 연기를 뿜는 소독차를 따라 달렸다 달리다가 문득 멈추면 나는 또 이상한 거리에 서 있었다 어스름한 불빛이 하나둘 켜지는 저녁의 세계 한가운데 꺼질 듯 수그러들다가 다시 살아나는 저녁의 마술 한가운데 마치 나를 따라다니던 그림자가 나를 와락 끌어안은 느낌이었다 그 따뜻한 손에 이끌려 나는 이 길과 저 골목들 사이를 배회했다 쇼윈도의 창은 밤에만 출렁거렸다 출렁이다 넘쳐 오르면 모든 길들도 출렁였다 파도에 휩쓸려 나는 우리 집 지붕까지 밀려갔다 맨발로 지붕 위에 서 있었다 오래전에 지붕 위에서 본 밤하늘은 몽상가의 안경처럼 반짝였다 감나무 사이로 눈이 내렸다

 

                                                                                                         -미아(迷兒), 강성은 詩 全文-


 

     鵲巢感想文

     젊은 詩人이다. 를 참 잘 쓰시는 분이다. 시적 묘사가 탁월하다. 에서 詩人이 사용한 단어도 극을 참 잘 살렸다. 가령 담장과 푸른 유리조각이 그렇고 흰 연기를 뿜는 소독차와 이상한 거리가 그렇다. 어스름한 불빛이 하나둘 켜지는 저녁의 세계와 저녁의 마술은 탁월하고 따뜻한 손과 이 길과 저 골목들 사이 배회하는 것도 아주 산뜻했다. 쇼윈도의 창과 밤, 파도와 지붕, 여기서 지붕은 밤하늘에 뜬 별처럼 물론 별이라는 얘기는 없지만, 시의 암묵적 상징으로 별이라고 생각하면 그 반짝임으로 묘사할 수 있겠다. 감나무라는 시어와 눈이 내리는 그 행복감을 우리는 보고 있다.

     이 를 읽고 나는 내 마음의 미아를 찾고 싶은 그런 충동이 일었다. 종일 어머님 모시고 두루두루 다닌 것을 짤막하게 써본다.

   




     鵲巢

     엄마는 당뇨예요. 한쪽 눈이 먹물처럼 앞이 보이지 않아요. 어떤 때는 계단을 타고 내리는 데 땅바닥이 너무 가까운 거예요. 그만 무릎을 찍고 땅을 짚었지요. 정말 하늘이 노랬어요. 종일 엄마랑 함께 다녔어요. 병원에도 가고 밥도 함께 먹었어요. 엄마는 내 옆 좌석에 앉아 그간 못 보았던 동네 여러 이야기를 주섬주섬 풀어놓았습니다. 고향을 떠난 지 오래라 표어 띠기가 누군지 언어 양반이 누군지도 몰라요. 한참 듣고 있으면 그때서야 환해집니다. 종일 그렇게 다니다가 집에 왔어요. 엄마는 그간 배추며 무며 쓸어서 양념까지 나를 담으셨지요. 집에 가거든 한 끼 밥이라도 해라. 총총 별빛을 바라봅니다. 긴 겨울에 펄펄 내리는 눈처럼 엄마 가슴을 따뜻하게 안았어요.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2건 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4-19
39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4-19
39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4-17
39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4-17
39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4-16
39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4-16
39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 0 04-15
39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4-15
39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15
39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14
39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4-14
39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4-14
39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04-13
39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4-13
394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4-13
39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4-12
39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4-11
39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4-11
39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4-10
39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4-10
39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4-09
39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4-09
39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4-09
393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4-08
39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4-08
39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04-08
39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4-07
39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04-07
393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4-07
39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5 0 04-06
39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4-06
39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4-06
39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4-06
392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4-04
39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4-04
39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04
39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4-04
392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4-04
39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4-03
392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4-03
39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4-03
39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4-02
39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4-02
39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4-02
39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01
39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4-01
39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04-01
39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01
39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3-31
3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3-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