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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선생 / 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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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06회 작성일 18-12-12 00:06

본문

.

     모든 미소 뒤에는 이빨이 있다 삼천 배를 하기 위해 믿었다 부처의 발톱은 허벅지 살을 밀며 자라고 있을 것이다 그건 나팔꽃과 신경이 연결된 담벼락에 대한 생각, 더 비굴해져야 했다 무릎은 금이 간 달걀이자 축축한 병아리 새끼나 뼈 섞인 노른자는 아니다 가까운 죽음은 먼 죽음보다 먼저 있었다 초침이 그걸 다 세고 있을 때 시계는 소리가 되었다 아무것도 찌르지 않는 바늘은 위험하다고 바늘의 자격이란 바늘의 귀를 통과하는 소리라고 믿겠다 너는 바늘보다 더 가는 실눈을 뜨고 바늘의 귀를 통과하고도 나의 귀를 통과하지 못했지 온 힘을 다해 너의 몸속에 흰 새들을 낳았으니 새소리가 자랄까

 

     나의 눈빛은 방석과 감정을 오갔다 팥죽보다 더 짙은 팥죽색 방석에서 나는 팥죽색이 된 색의 외로웠던 과거를 두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네가 받았다 네가 붓글씨로 된 한자였으므로 너는 옛날 사람 같았고 선생 같았다 네 이름이 낳은 색이 되고 싶었다 촛불이 몇 개라도 촛불의 새끼는 촛불이고 수많은 어미와 어미가 새끼와 새끼가 교배했다 잠시 그렇게 되고 싶었다 네 이름에서 모음만 남았다

 

                                                                                                         -선생, 김준현 詩 全文-

 

 

     鵲巢感想文

     가끔은 가 회의적일 때가 있다. 처럼 고독한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는 누구도 열어보지 않을 것 같은 사각 링이며 그 감옥에서 혼자 결투하는 세계다. 그 어떤 사물도 없으며 오로지 물고기를 가둬 버린 어항 같은 수초더미에 휘감겨 도는 물레방아다. 그 세계는 넉넉하고 어쩌면 실소의 방아를 트는 깨뜨릴 수 없는 알이며 굴곡진 거리를 메우는 방초 잎이다. 그러므로 는 회의적이다.

     詩人이 쓴 위 는 어느 한 선생을 떠올리며 그 그리움을 그려나갔다. 물론 그 세계는 어찌 알겠는가마는 두 번째 단락에 네가 붓글씨로 된 한자였으므로 너는 옛날 사람 같았고 선생 같았다는 표현에서 미루어 짐작한다.

     문장은 다소 어렵다. 예를 들면, 모든 미소 뒤에는 이빨이 있다고 했을 때, 이것은 단문이라 생각을 잠시 머물게 한다. 모든 미소와 이빨과의 거리를 두게 되고 그 관계를 유추하며 잠재적 해석을 낳아 볼 겨를이 생기니까 말이다. 아무것도 찌르지 않는 바늘은 위험하다고 바늘의 자격이란 바늘의 귀를 통과하는 소리라고 믿겠다이 문장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실, 이 문장은 한 단락 끊는 것이 맞다. 아무것도 찌르지 않는 바늘은 위험하다바늘의 자격이란 바늘의 귀를 통과하는 소리라고 믿겠다로 나눠야 읽기가 수월하다. 시의 해독은 미루더라도 말이다. 시인께서 좀 급하게 쓴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촛불이 몇 개라도 촛불의 새끼는 촛불이고 수많은 어미와 어미가 새끼와 새끼가 교배했다. 이 문장을 보면 몇 개로 나눠 볼 수 있겠다.

     1, 촛불이 몇 개라도 촛불이다.

     2, 촛불의 새끼는 촛불이다.

     3, 수많은 어미와 어미가 교배했다.

     4, 수많은 새끼와 새끼가 교배했다.

     그렇다면 촛불에 대해 무엇을 상징했는지 접어두고서라도 시의 교미와 시의 어떤 개념을 떠올리게끔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시의 분파와 그 난잡함은 몇 권의 시집만 보더라도 알 수 있지만 어쩌면 시인의 혼을 담는 것에 앞서 정말이지 무르익지 않은 글의 복잡성을 대변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위 시는 전체적으로 볼 때는 좋은 작품이다. 각 반듯하고 글자가 좌우 행렬 또한 바르다. 물론 위 시에서 언급이 있듯이 바늘의 자격이란 바늘의 귀를 통과하는 소리라고 믿겠다. 그러나 필자는 시에서 대변한 한 대목을 빌리자면, 너는 바늘보다 더 가는 실눈을 뜨고 바늘의 귀를 통과하고도 나의 귀를 통과하지 못했지.

     결국, 네 이름에서 모음만 남게 되었으니까

 

 

     鵲巢

     -祭祀를 지내면서,

     향을 선정하고 부싯돌을 부딪습니다. 하늘에 머문 그 향은 실체가 없는 궁예 같습니다. 꼭 한 쪽 세계에 발을 담그고 그리운 사람은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며 

     향은 오릅니다. 밤공기 가르며 조그마한 방 안에 가득합니다.

     모든 길은 땅 위에 나게 되고 또한 길은 우리에게 위험과 피로를 또는 희망과 꿈을 제시합니다. 피어오르는 국향은 새로운 국을 만들고 푸른나물은 살아 숨 쉬는 나물로 틔울 겁니다.

     저 무수한 혼령이 한 때는 이승의 삶이었지만 고인돌처럼 하늘만 바라보다가 일개 개미에 들려 새로운 숲과 나무로 옮아가겠죠.

     흡반吸盤처럼 당기는 저 떡과 육탕은 문명보다 먼저 있었기에 우리가 내쉬는 가쁜 숨결은 섬돌 위에 꽃으로 필 것입니다.

     영혼의 육적과 국화의 신음은 도포의 긴 소매에 작고 현란한 무지개로 설 것이고요.

     멀지 않아 그 무지개는 오곡백과의 거름으로 피어오르겠지요.

     향은 붉게 탑니다. 붉은 점액질 같이 바늘귀에 묶은 겨우살이의 혁질 줄기처럼 흰 새의 달아오른 등줄기로 파고 들 거예요.

     오늘은 달이 참 맑습니다. 동동 떠오른 그 달빛을 치고

     일 배

     사과가 없는 사과에 가을에 빚는 영혼의 완성이여 절벽 끝자락에 핀 한 겹 꽃송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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