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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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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보온보냉 / 이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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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65회 작성일 18-12-18 00:04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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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온병의 원리는 간단하다. 빛과 열이 전달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 내용물을 진공으로 둘러 접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왜 보온병만 보면 왕따 생각이 나는 걸까? 속은 화끈거리는데 그걸 나눌 누군가가 없다면 틀림없이 따돌림을 받는 거다. 내가 학교 다닐 땐 병을 깨서 자기 팔뚝을 긋는 애들은 못된 놈들도 안 건드렸다. 말하자면, 이상한 놈이 못된 놈들보다 쎘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상하다는 것은 순수하다는 것과 통하고 종종 순수한 애들은 이상한 애들과 친했다. 그건 보온병 속의 내용물이 그 열을 그대로 보존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완벽한 차단이란 불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깥은 끓어오르는데 혼자 냉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긴 안겨 있는데 하나도 안 따뜻해지는 것도 이상하지. 보온병 말이다.

 

                                                                                                        -보온보냉, 이현승 詩 全文-

 

 

     鵲巢感想文

     이 를 읽는데 보호무역주의保護貿易主義가 스쳐 지나간다. 올해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으로 크나큰 피해를 본 것은 우리나라였다. 한때 우리나라도 유치산업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관세장벽을 높이거나 각종 산업에 안정대책을 마련한 적도 있었다. 造船이나 自動車, 流通産業까지 한때는 국가로부터 보호를 받았다. 그 보호 아래 지금은 세계 굴지의 회사가 된 것도 사실이다.

     상대와의 교역에 있어 장기적 보호는 꽤 어렵다는 것을 세계 여러 경제적 정황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한시적이다. 요소 가격 균등화要素價格均等化라는 말도 있다. 임금도 自由貿易을 취하다 보면 어느 나라든 평준화를 이룬다.

     詩人은 보온병으로 를 얘기한다. 바깥은 끓어오르는데 혼자 냉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령 이번 베트남 축구가 그 좋은 예일 수 있겠다. 축구 감독 박항서가 이끄는 베트남 축구는 이번에 동남아 축구 월드컵이라 일컫는 스즈키컵을 들어 올렸다. 이것으로 축구 감독 박항서는 일약 명성을 얻었다. 물론 그전에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선수들과의 교감은 감독과 선수의 어떤 벽을 없애는데 일조했으며 아버지와 같은 따뜻한 정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말하자면 온도 차이를 없앤 결과였다. 어쩌면 시인이 쓴 시제 보온보냉처럼 함께한 가운데 그 온도를 유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차단遮斷할 수 없으면 함께 어울려야 한다. 가 피할 수 없는 진리라면 이 속에 들어가 섞어야 한다. 社會는 섞이며 썩는 곳이다. 사회 못된 놈들을 차단할 수 없으면 팔뚝에 일단 긋고 보아야 한다. 어쩌면 이런 이상 행동이 도로 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소한 샌드백은 되지 않는다는 그런 암묵적인 언어를 숨긴 셈이다. 잘못하면 그어질 수 있으니까! 에휴 어쨌거나 순수와 복잡의 미묘한 관계에 시의 갈고리다.

     그러나 온도는 빨리 잊는 것이 중요하다. 固體化는 그 溫度를 빨리 잊는 데 있다. 가령 얼음 장수가 얼음을 팔기 위해서는 온도를 잊으면 안 되듯이 대장장이가 온도를 잊으면 좋은 상품을 기대하기는 어렵듯이 에서의 온도는 가변적인 사상이다. 그 주변머리를 빨리 정리하는 것이 죽음에 가깝다. 더 단단하고 쫄깃하며 건들면 튕길 것 같은 純度에 이른다.

 

 

     鵲巢

     근육의 뒷면은 붉었다 이완의 분노가 희열로 이장하는 길은 늘 조임의 세계였다 착각의 거울에 묵음으로 항아리를 채웠던 것은 녹슨 자전거 덕택이었다 우리 집 자전거는 자주 녹슬었다 죽음의 낯빛을 그리워하며 그은 흠집에 그 거친 촌길을 아직도 기억한다 약간 오르막이었으니까 산길은 힘겨워 발판은 무거웠으니까 노루나 야생 고양이가 갑자기 출몰하기도 해서 움찍거리기도 했다 그들도 눈빛 잃은 동공은 마찬가지였다 그럴 때는 허겁지겁 논두렁 지나 다시 산간으로 도망치기 바빴다 어떤 때는 마주친 그 해맑은 눈동자에 부들부들 떨었다 장난기 어린 마음으로 이해할 수 없는 동네를 한 바퀴 돌아나가면 상처는 늘 가까웠다 굳은 안장은 자꾸 탈수록 부드러워지는 무릎이었고 자갈의 파동을 가져왔다 대퇴부 근육이 순간 조이다가 파릇하게 떨었을 때, 동구 밖에서 바라본 동네는 마트의 둥근 전등만큼 밝았다 나방이 순식간에 몰려들고 분가루는 더욱 커졌다 집으로 돌아올 때면 늘 깜깜한 밤이었다 축 늘어진 나뭇가지가 추운 겨울로 이겨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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