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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최근에 나는 / 이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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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6회 작성일 18-12-19 23:58

본문

.

     최근에 나는 최근 사람이다. 점점 더 최근이다. 최근에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는 사람들 앞을 지나갔다. 어디서 오는 길이지요 묻는 사람은 최근에 본 사람이고 펄럭이는 플래카드 텅 빈 플래카드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 나는 펄럭이는 깃발 아래 펄럭이는 그림자를 최근에 본 사람이고 그 펄럭이는 것이 신기하게도 구겨지지 않고 계속 펄럭이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하여 나는 구겨지지 않는 사람들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혹은 구겨진 신체를 계속 펴는 사람들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는데 아무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다만 펄럭이는 것이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으려 펄럭이는 것이 가로지르고 있는 최근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었다. 수시로 아침이 오려 하는 거리를 신체를 펴고 걸어가는 것이었다. 최근은 편안한 것이었다. 수시로 최근의 사실들이 모여들었다. 조금 더 최근의 일이에요 말하는 사람을 거기서 나는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나는, 이수명 詩 全文-

 

     鵲巢感想文

     이 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다. 마지막 문장을 보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맺고 있다. 그러니까 내가 희망하는 어떤 부류의 인간을 불러 모으는 중이며 최근에 본 사람은 곧 최근에 올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다.

     詩人 이수명은 에 많은 소재를 넣지 않는다. 몇 안 되는 소재지만 읽으면 이상야릇한 어떤 느낌을 준다. 마치 詩人 이상의 처럼 운동장을 힘차게 돌다가 방금 보고 지나간 가로수에 무슨 옹이 하나를 본 것처럼 순간 멈칫거릴 때가 잦다. 이상의 를 잠깐 빌리자면

 

     싸흠하는사람은즉싸흠하지아니하던사람이고또싸흠하는사람은싸흠하지아니하는사람이엇기도하니까싸흠하는사람이싸흠하는구경을하고싶거든싸흠하지아니하던사람이싸흠하는것을구경하든지싸흠하지아니하는사람이싸흠하는구경을하든지싸흠하지아니하던사람이나싸움하지아니하는사람이싸흠하지아니하는것을구경하든지하였으면그만이다

 

                                                                                                         -3, 이상 詩 全文-

 

     그러니까 예전에 싸웠는데 생각해 보니 처참했다. 그러니 싸우지 말자 뭐 이런 뜻인 것 같다. 아니면 말고,

     詩에 있어 진술의 방법이다. 진술의 묘미로 좋은 글귀를 쓸 수 있는 한 방법이다. 필자 또한 이런 형태와 비슷한 것이 있어 아래에 덧붙여 놓는다.

 

     카페인을좋아하는사람은카페인을좋아하고알코올을좋아하는사람은알코올을좋아하거니카페인을좋아하고알코올을좋아하는사람은카페인을좋아하는사람을좋아하고알코올을좋아하는사람을좋아하거니카페인을좋아하는사람은카페인을좋아하고알코올을좋아하는사람을좋아하면되고알코올을좋아하는사람은카페인을좋아하고알코올을좋아하는사람을좋아하면되는것이다.

 

                                                                                                        -커피 3鵲巢 詩 全文-

 

     그러니까 마! 다 좋아하자. 筆者는 사실 외롭고 고독하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한때는 알코올도 좋아했었다. 지금도 영 싫은 건 아니지만, 커피를 좀 더 사랑으로 대했으면 하는 마음이 깊었다.

     詩 감상에 있어 딴 데로 흘렀다. 아무튼, 를 보면 최근에 나는 최근 사람이다. 최근은 어떤 거리를 암시한다. 거리를 얘기하니까 필자가 쓴 거리에 관한 가 있어 그것도 덧붙여 본다.

 

     반들거리고 짙은 고동색 접시 위 회칼로 정갈하게 빚은 도다리 한 접시 있다 잘 버무린 초장과 한쪽 모서리에다가 방점 놓은 고추냉이

     위태하다

     접시는 모두 둘,

     간소하게 붙은 살점이 서로 붙들고 있다 이미 결딴난 등지느러미는 쓰레기통으로 가고 핏기없는 게 촘촘하다

     한 점 한 점 젓가락으로 집는다 물컹하게 씹는 것 그 사이 이와 이, 혀와 침, 초장과 고추냉이가 번갈아가며 저울질 한다

     어떤 거는 잔가시가 삐죽거리기도 하지만 그나마 씹는 데는 별별 괜찮다

     잘 씹으세요 비늘, 걸리적거릴 거예요.

     한 때는 저 깊은 바다 곳곳 다녔을 도다리, 소금기 가르며 들여놓고 빼는 아가미의 조율 더는 없다 하얗게 잘 바른 살점 한 점,

     젓가락 허방 짚다가 단단히 한 점 집는다 어느새 오돌오돌 씹는 것도 금방 비우고 짙고 반들거리는 고동색 접시만 유난히 밝다

 

                                                                                                         -거리는 쫄깃하다, 鵲巢 詩 全文-

 

     그러니까 좀 더 가까운 거리다. 여기서 등장하는 플래카드와 사람은 시적 요소로 백지와 의 요소들이다. 이러한 것을 이끌기 위한 최근 사람은 즉 詩人은 이렇게 진술한다. 나는 펄럭이는 깃발 아래 펄럭이는 그림자를 최근에 본 사람이고 그 펄럭이는 것이 신기하게도 구겨지지 않고 계속 펄럭이는 것을 바라보았다.고 했다. 固體化며 어느 정물화 한 점을 유심히 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것은 구겨지지 않는 사람들이며 혹은 구겨진 것들 즉 그 신체를 계속 펴는 사람들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으므로 진일보한다. 그러니까 詩的交感認識 存在確認에 들어간다.

     詩에서 아침이란 시어가 나온다. 아츰, 아사달, 동이 트는 지역, 한자로 표기하면 朝鮮이다. 일본도 동이족의 한 계통이라 그들은 아사히라고 하는 아침, 신체에서 가장 먼저 해를 맞는 곳은 이마다. 詩人에 따라 코가 될 수 있을 것이지만, 아침은 늘 빈 백지 한 장 받아 든 기분이다. 깨끗하다. 옛 선비는 아침이면 책을 읽고 글을 썼다. 하루에 몇 천자씩 쓰고 난 후 하루 일과를 보았다. 한자를 다루었던 시대라 글을 가까이하여야 하는 것도 맞지만, 마음 수양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는 그 하루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인생이라고 하면 하루가 전부였다.

     詩人은 아침을 어떻게 맞아야 할 것인지도 이 에다가 명기한 셈이다. 조금 더 최근의 일로 말하는 사람을 거기서 나는 오늘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텍스트 하나로 이미 다 모은 것으로 대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鵲巢

     참새의 방앗간에서 도끼로 찍었던 물레방아를 보면 오므렸던 다리도 순간 펴졌다

     허공에서 맴돌던 물레방아에 한때 굳었던 참새의 피가 날개였으니까

     다리 사이로 흐르던 피가 미동도 않고 서 있던 굴대의 입술에 침을 바르고 아무런 이유 없이 공이만 길었으니까

     느긋한 걸음도 어느덧 산 능선의 노을에 이르면 그 어떤 기별도 없이 돌아가는 물레방아를 보고 초가만 그렸던 적 있었다

     발가벗긴 물레에 냄새가 있고 방아 짓는 소리로 침묵의 풀밭을 빻고 싶다

     맑은 물소리가 흐르는 이 계곡에서 동동 떠 있는 나뭇잎을 건져내고 수면에다가 입맞춤하고 싶다

     수시로 팽창하는 새들을 잠재우고 위 입술에 고인돌 하나 얹어 먼 산 바라보며 앉았다가

     해 떨어지면 긴 그림자로 산 한쪽을 베개 삼아 누워 있고 싶다

     빙빙 도는 물레방아 소리 들으면서

     점점 비워지는 이 세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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