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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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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평범한 轉移 /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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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56회 작성일 18-12-20 11:06

본문

.

     하얀 나팔꽃 정원에 검은 나비가 떴다

     지난 밤 달의 분진이 해에 그을린 자국일까

     해의 흑점이 손에 잡힐 듯 분명하다

 

     살짝 감은 눈 속을 나비가 기웃거린다

     뇌수를 갉아먹는

     오래된 여인의 나체

 

     꽃의 뿌리가 허공에 우뚝 서

     나비의 몸통을 꿰뚫고 지난다

 

     드러누워 있던 여인이

     향기로운 낮달의 그림자를 껴입고

     해죽해죽 웃는 소리

     귀바퀴 타고 흐르는 사천 마디의 교향악

 

     눈떠 보니 나비가 없다

     뿌우뿌우 하늘 향해 짖어 대는 꽃들

 

     골수에 들어앉은 여인이 지축을 악물고 노래 부른다

     여인의 죽은 피인 양 쏟아지는 햇빛

 

     물인 줄 알았던 게 불이었다

     식물인 줄 알았던 게 금수이었듯

 

                                                                                                         -평범한 轉移, 강정 詩 全文-

 

     鵲巢感想文

     사실 세상의 참된 진리라는 것은 없다. 베트남인이 아버지로 여기는 호찌민도 북한 주민의 김일성에 관한 사상도 그들 쪽에서 보면 우리의 고 이승만 대통령이나 자본주의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세상의 이치는 흑과 백의 조합이다.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그것을 올바르게 이끈다고 하지만, 이에 수긍하지 못한 세력도 분명 있다. 사람이 생각하는 차이는 사람마다 다르고 이권이 개입하면 이득에 눈이 멀어진다.

     외롭고 고독해서 함께 살고 어울리며 사회를 만든다고 하지만, 진정 따돌림을 당하고 외면하고 심지어 증오와 분노를 유발하기까지 하는 것이 인간 사회다. 미하칙센터 미하이의 몰입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것도 가족이며 나를 가장 해하는 것도 가족이라 했다. 를 읽으니 물인 줄 알았던 것이 불이라는 것 식물인 줄 알았던 게 금수라는 사실 우리는 정말이지 한때 불같은 성질의 소유자는 아니었는지, 또 금수로 비쳤을 그 어떤 일은 없었는지 반성하게 한다.

     詩人 강정은 꽤 잘 쓰시는 분이다. 詩人만이 가지는 固有性特性이 있다. 에 대담한 시어를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이 에서는 없으나 다른 시편을 보면 섹스, 죽음, 쪼갠다는 말과 쫓고, 토각토각 동강 난, 능욕당한 소녀, 찢어지는 순결, 썩는 냄새, 등 여럿을 들 수 있다. 모두 詩的 交感이나 自我內的 分裂意識을 내포하는 단어들이다.

     위 詩文을 보면 하얀 나팔꽃 정원에 검은 나비가 떴다고 했다. 색감은 벌써 흑과 백의 갈림 속에 그 뒷면은 어떻게 전이가 되는지 그 과정을 이 는 전개한다. 결국 하얀 나팔꽃과 검은 나비다.

     극을 잘 살린 시구를 보면 달의 분진과 해, 나비와 뇌수를 갉아먹는 오래된 여인의 나체, 꽃의 뿌리와 허공, 드러누운 여인과 낮달의 그림자, 나비와 햇빛, 그리고 물과 불과 식물과 금수다.

     詩에서 사용한 시어 나비는 시의 매개체다. 산 자와 죽은 자와 연결하는 갈고리다. 무형의 어떤 존재 즉 그러한 형질이 유형의 물질로 전환한다. 혹은 유형의 물질이 무형의 전환도 여기서는 맞다. 가령 11행을 보면 하얀 나팔꽃 정원에 검은 나비가 떴다에서 여기서 검은 나비는 무형의 물질이다. 그러나 2연의 기웃거리는 나비는 무형의 어떤 존재다. 물론 3연의 나비 또한 마찬가지다.

     詩의 결구를 보면 물인 줄 알았던 게 불이었다는 것은 詩人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어떤 결과를 말하는 것으로 쉽게 말하자면, 영 아니었는데 어! 이거 괜찮네. 식물인 줄 알았던 게 금수라는 말도 그렇다. 정말이지 순박하게 봤던 어떤 존재가 금수로 보일 때도 있었으니. 의 그 내막은 내 알 봐가 아니다만, 形式과 그 구성構成은 독자께 뉘앙스를 충분히 전달한 셈이다.

 

 

     鵲巢

     너무 많은 별을 일깨웠습니다 잠자는 거인을 깨워 숲에 세웠기 때문이죠 그들의 이름과 그들의 빛은 나무처럼 목적지가 분명합니다 오후면 별빛은 내리쬐는 밤하늘에 있습니다 어느 날아가는 새가 그 별빛을 물어다가 둥지를 만들지 않을까요? 나는 별의 아픔을 너무 쉽게 고발한 것 같아 눈은 쉬이 흐립니다 하지만 아픔은 날개처럼 바람을 맞으며 더 곱고 선명하게 빛날 겁니다 별 하나에 해바라기처럼 까만 얼굴이 빛나고 별 하나에 반듯한 나체로 음모를 보이며 별 하나에 새벽이슬처럼 빳빳한 풀이 선다면 별 하나에 공습의 시간이 지나 남태평양의 평화가 온다면 바다는 강은 육지는 절대 외롭지 않을 겁니다 하얀 그릇에 정화수 한 사발 담아서 밤하늘에 올립니다 단지 온 가족은 서로의 빛으로 밝아 밤하늘이 어둡지 않기를 바랍니다 별은, 별을 이해하고 나무를 이해하고 새가 별이 되는 꿈을 이해하면 말입니다 온 세상 하얗게 눈이 내리면 목마른 갈증에 별처럼 세상 바라볼 수 있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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