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 박노해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 박노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安熙善4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66회 작성일 18-12-23 14:46

본문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제 몸을 때려 울리는 종은
스스로 소리를 듣고자 귀를 만들지 않는다

평생 나무와 함께 살아온 목수는
자기가 살기 위해 집을 짓지 않는다

잠든 아이의 머리 맡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는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를 드리지 않는다

우리들, 한번은 다 바치고 돌아와
새근새근 숨쉬는 상처를 품고
지금 시린 눈빛으로 말없이 앞을 뚫어 보지만
우리는 과거를 내세워 오늘을 살지 않는다

우리는 긴 호흡으로 흙과 뿌리를 보살피지만
스스로 꽃이 되고 과실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
내일이면 모두가 웃으며 오실 길을
지금 우리 젖은 얼굴로 걸어갈 뿐이다

오늘
다시 새벽에 길을 떠난다
참 좋은 날이다





                                                        - 박노해 



20101022115927955.jpeg

57년 전남 함평 출생
본명은 박기평, 선린상고(야간부)를 졸업한 후 노동자로 일함
〈시와 경제2〉에 시 "시다의 꿈" 발표·문단데뷔(1983)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펴내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리면서
80년대를 관통하는 뜨거운 상징과 실천 노동자의 전범典範으로 떠오름
1985년 결성된 서울노동운동연합(약칭 "서노련") 중앙위원으로 활동하고,
1989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약칭 "사노맹") 결성을 주도했다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수감
1998년 보안관찰법의 적용하에 출감
1993년 옥중 두 번째 시집 《참된 시작》, 1997년 옥중 에세이집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펴냄
2010년 세 번째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감상 & 생각>


생각하면, 지금까지 나 자신만을 위한 길을
걸어왔던 것 같다.
(심지어, 육신의 지독한 절망을 지닌 이 순간에도)

그 길에 붙었을, 수 많은 그럴듯한 명분名分들.
마치, 내가 아닌 남을 위하는 것 같았던 보기 좋은
그것들.

하긴, 그 누군들 자기 자신의 감추어진 욕구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하지만 가끔은...  정말로 가끔은,
그런 자신이 부끄러운 것도 알아야 하리.

영겁永劫 속에 찰나刹那와도 같은, 이 生의 한 가운데서...

끈질긴 '나'라는 집착執着으로 부터 벗어나,
더불어 사는 우리를 한 번쯤은 찾아보아야 하리.


꼭이, 시가 절절切切하게 그 길을 말하지 않더라도...


                                                                               - 희선,

 




Deux jours a la campagne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3건 6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3-31
39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3-31
39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3-30
39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3-30
39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3-29
390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3-29
390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3-29
39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28
39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3-28
39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3-28
39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3-27
39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3-27
39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0 03-26
39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03-26
38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3-25
38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3-25
38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3-24
38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3-24
38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3-23
38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3-23
38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3-23
38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3-23
3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1 03-23
389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3-20
38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3-20
388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3-20
388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03-18
38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3-18
38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3-18
38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0 03-17
38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3-16
38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3-16
38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16
38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3-15
38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15
38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3-14
38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3-14
38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3-14
387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3-14
38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3-13
38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3-13
38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3-13
38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3-12
38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3-12
38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3-12
38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3-11
38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11
38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3-11
38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3-11
3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3-1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