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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정미네 / 신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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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2회 작성일 18-12-24 00:05

본문

.

     장마 지면 정미네 집으로 놀러 가고 싶다 정미네 가서 밍크이불을 덮고 손톱이 노래지도록 귤을 까먹고 싶다 김치전을 부쳐 쟁반에 놓고 손으로 찢어 먹고 싶다

     새로 온 교생은 뻐드렁니에 편애가 심하고 희정이는 한 뼘도 안 되는 치마를 입는다고 흉도 볼 것이다 말 없는 정미는 응 그래, 싱겁게 웃기만 할 것이다

     나는 들여놓은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집에 갈 생각도 않는다 빗물 튀는 마루 밑에서 강아지도 비린내를 풍기며 떨 것이다

     불어난 흙탕물이 다리를 넘쳐나도 제비집처럼 아늑한 그 방, 먹성 좋은 정미는 엄마 제사 지내고 남은 산자며 약과를 내올 것이다

 

                                                                                                        -정미네, 신미나 詩 全集-

 

     鵲巢感想文

     詩 정미는 정미精米에 정미情味였다. 하얀 쌀겨에 따뜻한 맛을 가져다준 한 끼 밥이었다. 를 이렇게 편안하게 쓸 수는 없는 것일까! 詩人이 그리는 마음이 무엇인지 아주 쉽게 써두었다. 는 완벽하다. 마치 옛 돌담을 거니는 것처럼 구수하면서도 정이 묻어난다.

     詩의 매력이다. 매력魅力이란 이상하게 눈이 끌리는 것을 말한다. 아주 평범한 것에서 오는 색다름의 길, 커튼처럼 실루엣을 걷으며 바라보는 정원은 햇살이 곱게 앉은 연못이 있고 연꽃이 있고 벙긋하게 핀 꽃이 있으면 됐다. 하늘은 꽤 맑아 오늘도 한 점 구름 없이 꽃은 피고 향은 날아오를 테니까

     정말이지 세상사 모두 잊고 밍크 이불만 폭 덮어쓰고 김치전만 먹는다면 흰 뻐드렁니에 관계없이 치마가 짧으면 또 어떻고 흰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모르고 마냥 빗물 튕기며 저 느런 공원을 뛰어갈 때 흙탕물이든 아니든, 제비 집 같은 아늑한 방에 기거할 때 안시성에서 그 결투를 잊고 내빼야 했던 당태종의 그 비애를 비릿한 먹물로 채워 넣을 때, 는 완성이겠다.

     오늘도 정미 엄마는 제사 지낸 그 음식을 구태여 내 오시며 내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鵲巢

     자주 드나드는 골목길에는 낙엽이 없다 이 거리를 걸을 땐 007 제임스 본드의 작전을 방불케 했다 네가 한 결정에 추호도 잘못되었다고 생각지는 않아, 다만 도로가 축축하게 젖었을 뿐이야 노란 햇병아리는 초저녁을 향하고 넓은 공영주차장의 계단에는 죽은 고양이뿐이었다 입안에는 박하사탕을 오랫동안 빨고 있었다 다시 계단을 오르며 도로 바닥을 훑기 시작했다 흰 곰돌이가 밀어를 손에 꽉 쥐고 있던 그날, 불 꺼진 가로등은 드라이브와 멍키스패너의 그림자만 띄웠다 하! 이건 완전 벙어리 삼룡이잖아 튼다, 죄다, 비틀고, 뽑고, 지우고, 정말 지우고, 그 밀어를 한쪽 모서리에다가 걸쳐놓고 그 만리장성을 들었다 놓았다 하다가 후려쳤다 땅바닥이 덜컹거렸다 순간 속눈썹은 파릇하게 떨었다 그러나 내부는 용각산이었다 잠시 뜸 들이다가 길쭉한 드라이브 들고 한쪽 성곽을 찔러 그 성을 들고 땅바닥을 다시 후려 쳤을 때

 

     딱,

     뻑,

     틈새, 새 나오는 장미의 향

     포대기에 너부러지게 핀 청양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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