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小寒) 밤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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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3회 작성일 18-12-25 00:00본문
⋁.
장작불을 쬔다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던 외할매와 외할매 흰 머리카락을 뽑아 화롯불에 던져보던 산골 꼬맹이와 그새 마흔일곱이 된 내가 장작불을 쬔다
톡톡 타오르던 장작불은 이내 시들고 외할매와 산골 꼬맹이와 옛날이야기는 흰 머리카락 타는 소리처럼 사라지고 나는 그만 잠을 청하러 간다
-소한(小寒) 밤, 박성우 詩 全文-
鵲巢感想文
詩人 박성우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詩人 중 한 분이다. 필자와 동갑이라 그런지는 모르겠다. 詩도 차분하면서도 옛 것이 밀려오는 게 많다. 요즘 더 하는 것 같다. 이 詩를 읽다가 요즘 사람은 장작불을 안 지펴보는 이도 꽤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 보니 詩人은 아직, 장작불을 지피고 있다. 참 소박하게 사신다.
필자는 집에 어른은 화목보일러를 사용하고 처가에 어른은 장작불로 군불을 지핀다. 장작불 지핀 구들장은 화기로 한쪽은 까맣게 거스른 것도 있어 보기는 그렇지만 앉아보면 그 뜨끈한 열기는 어찌 표현하기 어렵다. 등 붙여 누워보면 온 몸 녹는 듯해서 눈이 참 쉽게 붙는다.
詩人이 이 詩를 쓴지가 2년이 지났다. 시제로 쓴 소한은 이십사절기 중 스물세 번째다. 스물네 번째가 대한이다. 다음은 설이 되겠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면 얼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오늘이 크리스마스니, 며칠 남지 않았다. 1월 6, 7일경이다.
詩는 소싯적 외할매에 대한 기억 한 소절과 그리움이다. 시간은 벌써 40년도 후쩍 지났지만, 장작불은 그 애틋한 그리움의 매개체가 됐다.
鵲巢의 辯
물동이를 보았다 날씨 꽤 맑은 날은 언제나 나무를 심었다 작은 연못에서 물 길어다 준 그 물동이 하나가 나무를 숨겼다 그게 혼자 서서 하늘 바라보던 때였다
깃털은 날씨가 흐려서 그 물동이를 잡지 못했다 리어카에 대롱대롱 매달리다가 어느 산간지역에 툭 떨어졌다가 때 아닌 빗물에 떠내려 오기도 했다 그때 구름이 조금 흘렀다
구름이 몰려드는 숲에는 언제나 물동이는 바빴다 이곳저곳 눈물을 받아 비우곤 했다 나무가 제대로 자라 싹이 트고 잎이 나서 태양이 뜨는 그 순간,
작은 연못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 곳, 툭 내던진 물동이 하나가 잎사귀 다 떨어낸 벚나무를 바라본다 오늘은 날씨가 맑아 까치가 종종걸음으로 오더니 고양이 밥 한 알씩 물고 가는
물동이는 꽤 가볍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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