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후 / 김현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0회 작성일 19-01-04 00:01본문
⋁.
내 스웨터를 걸친 그림자가
조용히 매장을 돌고 있다
라일락 향기처럼
그가 남긴 흔적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팝콘의 고소한 냄새 숨소리 스트라이프 무늬 카페모카
그에게 서서히 중독되어간다
쇼윈도 너머로
나 같은 마네킹이 휘청거리며 걷고 있다
햇빛에 눈물이 탄다
-화요일 오후, 김현서 詩 全文-
鵲巢感想文
詩題와 詩는 마치 구별되는 듯 읽힌다. 굳이 연관을 맺자면 불 火자처럼 끓어오르는 화요일에 오후吾後, 즉 내 다음은 무엇인지? 예견하며 쓴 詩겠다. 구태여 맞춰보려고 억지로 끼어 본다.
여러 詩人을 만나고 그 詩人의 맵시를 읽고 나면 어떤 詩가 최종 종착지인지, 분간이 가는 詩의 進化를 가끔 느낄 때가 있다. 어쩌면 내 스웨터 걸친 그림자가 매장을 빙빙 돌고 있듯이 내 것과 비슷한 것 같은데 정확히 말하면 또 아닌 것 같고 결국 그 맥락은 비슷하다. 어차피 한글은 같은 것이니까 이렇게 얘기하면 무성의다.
그가 남긴 흔적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일종의 질투다. 詩를 多量으로 生産하는 時代에 우리는 살고 있다. 가만 보면 詩는 유사성類似性이 매우 짙다. 어쩌면 깡그리 뭉쳐 모두 詩다. 하지만, 글의 모방은 모방으로 끝나야 한다. 대외적으로 어떤 기능을 한다면 문학의 폐단이며 원 작가에 대한 명예가 훼손될 뿐만 아니라 문학의 가치와 의미가 퇴색해버리겠다.
鵲巢進日錄
아마 불이 난다면 깨진 유리조각을 제일 먼저 안고 뛰어나올 것이다
그림자가 얼룩을 묻을 수 있다면 잔은 활활 타오른 불의 연기일지도 모른다
구공탄 피워놓고 죽은 친구가 있다
창가에 떠오른 저 붉은 태양이 밤새 피운 연기를 말끔히 지워서
눈이 더 부시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