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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악령 / 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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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4회 작성일 19-01-06 00:03

본문

.

     포로가 된 것은 눈 깜짝할 사이의 일이었다 영문을 모른 채 손과 발이 포승줄에 묶여 있었다 나처럼 묶인 자들이 줄지어 걷고 있었다 저항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적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그러나 우리는 끌려가고 있었다 숲속의 작은 길이었다 키 큰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었다 고요하고 서늘했다 우리는 어디론가 계속해서 걸어가고 있었다 이제 우린 끝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다른 누군가 말했다 적군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우린 이미 죽은 시체들일까 나는 잠시 생각했다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다 배불리 먹고 잠들면 그만이라고 또 누군가 말했다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이었는데 생각하는 사이 금세 무릎까지 쌓인 눈을 밟고 있었다

 

                                                                                                         -악령, 강성은 詩 全文-

 

     鵲巢感想文

     詩가 참 차분히 잘 읽힌다. 詩的 描寫만으로 이룬 . 마치 전쟁의 한 대목을 빌어다가 쓴 것이지만, 말끔하고 완전한 .

     우리는 포로를 잡고 얼마나 매달렸던가! 포로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지만 우리가 마치 포로가 되었듯이 이들에게 매달려 있었다. 우리의 손과 발이 포승줄에 묶여 있을 정도면 정말이지 우리는 너무나 멀리 온 셈이다. 더는 이동할 곳이 없는 마지막 종착역에 머물러 포로를 읽고 포로의 눈빛을 보며 포로와 사랑을 하니까!

     적의 모습 즉 독자는 알 수 없고 독자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끌려 나가고 있었다. 마치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동그랑땡이 줄지어 끌려 나오는 그런 형상이다.

     숲 속의 작은 길에서 키 큰 나무를 하나씩 헤아려보면 전율이 인다. 고요하고 서늘하기까지 해서 촉촉 발 디딜 수 있는 계단이 생김으로 그 끝은 알 수 없다.

     어! 누군가 말했다.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 는 읽고 있지만 이해는 하지 못했으므로 계속 주살하듯 칼을 잡는 대마왕을 보듯이

     적군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었다. 의 동화다. 동질감마저 느끼다가 변이 된 를 낳을 수 있으니까! 어쩌면 죽은 시체를 우리는 뜯어먹고 있지만, 더 묘사적이며 상상을 가하는 가 탄생한다면 이것은 분명 進化.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 時間은 이미 끝에 와 있었고 서리처럼 순간 펼쳤다가 죽어갈 그 흰 종이에다가 무엇을 쓰려니 어렵기만 하다. 금세 무릎까지 쌓인 눈을 밟고 있었다. 서로 소통하는 내면과 외면의 상호작용이 충분히 맺는 그 무릎이 올곧게 펼 수 있다면 우린 눈을 오지기 밟은 것이겠다.

 

 

     鵲巢進日錄

     시간은 가고 있지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며

     마감시간에 어두운 하늘을 보는 것은 하루의 기쁨이지

     사람은 아직도 웅성거리고 잔은 탁탁 내리치면서 나갈 생각을 않지

     음악이 끝나면 아프리카 그 싱싱한 커피도 죽어버리고 잔 놓고 떠난 사람들

     그간 흘린 커피는 깨끗이 닦아버리지

     잔은 깨끗이 정열 되고 잔도 나가고

     창문은 모두 닫아버리지 밤은 깊어서

     창 박에 겨울은 홀로 앙상한 가지뿐인

     여름날 무성했던 메타세쿼이아도 보이지 않지

     이 밤이 끝나면 몰려드는 고양이 보며 흰 밥그릇에 수북이 밥을 놓고

     도시의 불빛처럼

     어두운 하늘처럼

     흘린 커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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