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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붉은 마침표 / 이정록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2회 작성일 19-01-13 11:54

본문

.

     그래, 잘 견디고 있다

     여기 동쪽 바닷가 해송들, 너 있는 서쪽으로 등뼈 굽었다

     서해 소나무들도 이쪽으로 목 휘어 있을 거라.

     소름 돋아 있을 거라, 믿는다

 

     그쪽 노을빛 우듬지와

     이쪽 소나무의 햇살 꼭지를 길게 이으면 하늘이 된다

     그 하늘 길로, 내 마음 뜨거운 덩어리가 타고 넘는다

     송진으로 봉한 맷돌편지는 석양만이 풀어 읽으리라

 

     아느냐?

     단 한 줄의 문장, 수평선의 붉은 떨림을

     혈서는 언제나 마침표부터 찍는다는 것을

 

                                                                                                         -붉은 마침표, 이정록 詩 全文-

 

     鵲巢感想文

     結論부터 말하자면, 붉은 마침표는 벌겋게 달아올랐던 태양이다. 그 태양은 떠오른 쪽에서 바라보는 觀點과 지는 쪽에서 바라보는 觀點은 분명 다르겠다. 生産과 곧 死滅의 반복된 하루처럼 눈 뜨면 긴 그림자로 이미 노을을 지향하고 있으니까!

     그래 잘 견디고 있다. 여기 동쪽 바닷가 해송들, 너 있는 쪽으로 등뼈 굽었다. 태양은 떴으니까 동쪽 바닷가 해송들은 이미 그 그림자로 서쪽을 지향할 것이다. 서쪽 소나무들은 동쪽 해송들의 긴 그림자에 불과하다.

     그쪽 노을빛 우듬지와 이쪽 소나무의 햇살 꼭지를 길게 이으면 하늘이 된다. 동쪽과 서쪽을 구분해서 를 썼지만, 사실 위쪽과 아래쪽이라 해도 무관하다. 노을빛 우듬지는 독자의 머릿속을 물들인 노을빛 사고라면 이쪽 소나무의 햇살 꼭지는 평지에 우뚝 솟아 보이는 에서 밀려오는 風味.

     하늘 길은 그 양쪽을 잇는 공간쯤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 그 사이 태양이 뜬다. 는 오르고 그 를 우리는 태양이라 명명한다. 실지 태양은 동쪽에서 올라 서쪽으로 지는 것이 아니라 아래쪽에서 떠오른 태양을 위쪽에서 가슴으로 안는 것이다. 소름 돋는 일이다. 뜨거운 덩어리다. 이 뜨거운 덩어리를 읽을 수 있는 자는 맷돌 편지 즉 동쪽 바닷가의 해송들과 그 긴 그림자를 맛본 서해 소나무들의 야합 즉 맷돌을 힘껏 돌리고 나서야 가능한 일이므로 이를 석양이라 얘기한다.

     아느냐? 단 한 줄의 문장. 수평선의 붉은 떨림을 혈서는 언제나 마침표부터 찍는다는 것을. 그 붉은 태양 즉 변이된 를 휘감아 주어 든 자 마치 붉은 심장을 뚝 떼어 하늘을 받든 자 그 자가 진정 를 이해했다고 할 수 있겠다.

 

 

     鵲巢進日錄

     까만 숲이 그리워 깊은 산을 헤매는 건, 달의 희망이었다 마르지 않는 손등이 목마름에 악수를 건넸다 그물을 찾지 못한 어느 심마니의 걸음만 여전히 빨라 보였다

     오래된 낙엽이 나무의 밑거름이 되고 우듬지에 오르는 행방의 좌표였을 때 눈빛은 여전히 맑았으니까 다시 저녁이 오고 까만 숲길을 열어 주었을 때 기억의 웅지에서 철의 냄새가 뿜어져 나왔다

     이미 지운 발목을 대야에 담아 의식을 치렀던 바닥에서 버려진 붓끝을 주워 가든 길을 재촉하였다 등에 둘러맨 하얀 밧줄이 뿜어져 오르다가 칡처럼 곰삭기 시작했을 때 까칠한 바닥을 짚고 말았다

     아직 백목련을 보기에는 너무 어두웠다

     끌어올릴 수 없었던 밧줄과 골목을 휘어잡았던 백곰의 행보만이 길목을 드러내주었다 그 길 따라 산의 바깥으로 나갔다 어느 산자락 아래에 넓게 깔린 자갈이 보였다

     *웅지를 떼어내면서 / 鵲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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