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 유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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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16회 작성일 19-01-28 08:25본문
겨울 여행
유현숙
산바람이 차다는 한계령에서 온 메시지입니다
덕장에 널린 명태들의 떼울음을 듣습니다, 강원江原의 겨울을 엿듣습니다
그가 안고 떠난 울음입니다
동쪽에서 들려온 이 울음을 길게 펼쳐 드는 동안
나뭇가지는 야위어갔고 내 목청은 다 닳았습니다
날 저물어 山집에 든 그는 이 울음을 갈아 글씨를 씁니다
깊은 그믐의 밤입니다
떨어져 앉은 사람들이 떨어져 앉은 채로 잠들지 못합니다
나무 향이 쌓이는 처처悽悽한 산골에다 그를 풀어놓는 그가 있고
불빛 작은 이 누옥에다 나를 풀어놓는 내가 있습니다
마을에는 그저 흰 눈이 내렸으며 아침은 더디게 오고 있습니다
각수刻手는 아직도 산벚나무 목판에다 칼질을 하고 있겠지요
찻물만 따르는 한겨울, 거기도 여기도
깊디깊은 강원講院의 밤입니다
프로필
유현숙 : 경남 거창, 동양일보 신춘문예 당선 /문학 선 등단, 시집[서해와 동침하다]외
시 감상
겨울이다. 아직 변변한 겨울 여행을 가보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출발해보자.
산간 심처, 대포항의 찬 겨울 파도, 어디든 가보자. 혹, 갈 곳이 마땅하지 않다면
추천해 보고 싶은 곳이 하나 있다. 태어나고 자란 곳,
그것이 고향이든 아니든, 그곳으로 가면 심중에 남아 있는 꼭 만나야 할 사람
조우할 것 같은 그곳에서 내 마음 속에 찻물 또르르 흘려보자.
겨울은 못내 깊은 계절이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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