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하구에 와서 / 허영숙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섬진강 하구에 와서 / 허영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1회 작성일 19-02-12 18:55

본문

섬진강 하구에 와서

  허영숙
 
 
하류에 당도하였으니 오백 리 물길
굽이굽이 둘러본 날이 어제의 일이 되었습니다
검문도 없이 국경을 넘은 듯
바다로 쉽게 빠져나간 그대는
맹물의 시절을 버리고 간기를 지녔으니
모든 물새의 혓바닥에 비릿하게 휘감기겠지만
명경의 물속을 거슬러 오르는 은어의 몸짓을
다시 담을 수 없습니다
그대가 씻기고 간
강돌의 맨들맨들한 얼굴을 다시 볼 수 없습니다
여기 와서 그대를 놓아주고 이름조차 파랗게 읽어야 하므로
안개처럼 피던 배꽃도
감질나게 닿았던 강섶도
둥글게 몸을 말아
강바닥에 가라앉은 이마를 들여다보고 있는 나도,
그대가 밀물로도 다시 거슬러 올 수 없는
먼 윗목입니다
 


2006년《시안》으로 등단
2018년 <전북도민일보>소설부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바코드』『뭉클한 구름』등
2016년 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감상>

  지리산둘레길 약 백 리를 혼자 걷다가 평사리에 이르러 멀리 섬진강이 누워있는 게 보였다. 잔설 남은 삼월, 꽃눈 트일 무렵이었다. 그러나 나는 섬세한 눈길이 없었으므로 시를 못 만났다.

  이후 악양에서 구례까지 섬진강을 곁에 두고 다시 걷기도 했다. 그때도 나는 시 한 줄 건져내지 못했다. 눈으로 은빛 모래나 물소리를 담았을 뿐이다.

  그러나 이 한 편으로 섬진강의 인상을 다 복기하는 느낌.

  허영숙 시인의 시적인 태도는 늘 부드럽다. 사람도 그렇다. 늘 일관된 모습, 쉬운 듯하나 깊이 있게 우려내는 시들이 늘 부럽다. 나는 나이를 헛먹었지만 꽉 찬 옥수수처럼 잘 여문 시들을 볼 때마다 존경심이 생긴다. 나의 난폭한 서정이 수그러지기도 한다.

  시 여울이 맑은 한 편, 곧 꽃불 틔울 섬진강 하류 어느 물목을 걷고 싶어진다.

                              °활연
추천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62건 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10-06
411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10-05
4110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0 10-04
41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1 10-02
41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3 0 09-21
410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0 09-17
410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09-15
41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 09-13
41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9-09
41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 09-09
41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9-09
41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09-09
41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9-09
409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0 09-08
40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09-07
409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09-07
409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 08-31
4095 온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 0 08-27
40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08-24
409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 08-17
409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0 08-10
409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6 0 08-08
409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 08-04
408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 08-01
408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07-27
4087
신발 =장옥관 댓글+ 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0 07-23
40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07-20
40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0 07-13
40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0 07-07
408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07-06
40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 0 07-01
40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7-01
40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0 06-29
40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6-28
40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 06-28
40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 06-27
40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6-27
40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6-26
40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 0 06-26
40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6-25
40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6-25
40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6-23
40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 06-23
406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1 06-22
40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6-20
40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6-20
40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0 06-19
40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06-18
40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6-17
40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6-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