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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기억 / 송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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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2회 작성일 19-03-04 04:44

본문

이상한 기억 / 송종규

​동그란 스탠드 건너 당신은 앉아 있고

나는 세월 건너편 낡은 벤치에 앉아 있다

그 사이로 계곡이 있었던 듯하기도 하고 잠시, 여우비가 스쳤던 듯

하기도 하다 달빛이 얼굴 위에 소나기처럼 쏟어졌던 것 같기도 하고

간선도로에 자욱한

모래의 융단이 깔린 듯하기도 하다

수많은 이정표와 자동차 바퀴를 거슬러 올라가면

기껏, 소스라치는 마른 나뭇잎, 나뭇잎 한 장의 모질고 쓰린 기억들

세월 건너편 낡은 벤치 위에 당신은 앉아 있고

나는 동그란 스탠드 앞에 앉아 있다

안개가 많은 것들을 지운 듯 세상은 어렴풋하고

달력 속에서 나는

무릎을 세우고 엎드려 울었다

어느 순간 덜컥, 빗금을 그으며

계곡 또는 단애(斷崖)가 들어섰을 것이다 우리는

들판에 있었던 듯하고 못물 속에 깊숙히 가라앉았던 것 같기도 하다

우리는 아마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을 것이다

스탠드에 불이 나가고 당신은 세월 저편으로 사라졌다 나는

모래와 꽃과 바람을 받으며 여물어갔다

세월인 당신, 얼룩인 당신,

가끔 슬픔이라는 짐승이 드나들기도 하지만

당신에 대해 나는 아주 이상하고 단단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 송종규 : 경북 안동 출생, 1989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 <녹슨 방>

               등 다수, 2017년 제10회 시인광장 문학상 수상

​< 감 상 >

​당신과 나는 긴 세월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어느날 당신이 죽음에 이르는 病이 들어 몸져 누웠고,

당신은 병마의 고통 속에서, 나는 안타까움의 고통 속에서

월은 그렇게 흘러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당신은 한많은 情을 남기고 훌쩍 저 세상으로

떠나갔고, 나는 당신이 애처롭고 그리워서 울기만 했다

당신이 내 가슴 속에 새겨놓은 아픈 발자취는 

세월이 흐른해도 지울 수 없는 뚜렸한 흔적이라


 - 스탠드에 불이 나가고 당신은 세월 저편으로  사라졌다 나는

- 모래와 꽃과 바람을 받으며 여물어 갔다

- 세월인 당신, 얼룩인 당신,

화자는 아픈 흔적의 순간 순간을 담담하면서도 낭만적이고

현란한 비유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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