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찰나/ 이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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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86회 작성일 19-03-04 14:34본문
목련의 찰나
이명숙
입체적으로 깊어진다
없는 운이 올 리 없다
짙어진다
없는 운이 올 수도 있던가
세상에 없는 빛으로 환한 날갯짓
길어진 꼬리 물고 또 깊어진다
도톰한 입술 덮고 또 짙어진다
명랑한 운에 투기한다
악의 없이 퍼트린 소문은 필사한다
이목의 한가운데 허리춤 푸는 희디흰 한 송이
맥 브랜드의 스테디고잉 립스틱을 바른다
악담하듯 바른다
새들이 명언처럼 탄생하는 촉촉한 죽은 핑크의 시간
때때로 깊어, 진다
봄 낱낱이 짙어, 진다
프로필
이명숙 : 영주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조시학 신인상, 공정한 시인의 사회 편집위원
시 감상
3월이다. 목련 아래 젊은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어야 하는 계절이 온다.
목련이 찰나에 피듯 모든 새로운 것들이 의식하지 못할 순간, 불현듯 다가온다.
계절이, 사람이, 잊힌 이름이, 봄의 전령이 내게 무엇을 줄지? 선택은 내 몫이다.
본문처럼 새들이 명언처럼 탄생하는 시간이다.
어느 나른한 날, 내가 내게 건네줄 명언 한 줄 가슴에 피워보자.
때때로 깊은, 짙은, 춘풍에 설레어 보자.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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