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북(鼓) / 전 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물의 북(鼓) / 전 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4회 작성일 19-03-27 05:42

본문

물의 북(鼓) / 전 결

소금쟁이가 웅덩이에 떠 있다

죽은 듯 있다

산 것이 산채로 꼼짝도 않을 때

그것은 집중(集中)​

발을 딛고 선 곳을 두드리는 순간

잠잠하던 물이 안테나를 펼쳤다

떨림은 울림에서 피어난다

벌레 한 마리 물 위를 지났을 뿐인데

기슭의 잎이 흔들리는 건

물의 입에서 피어난 떨림이

나무의 귀에 닿았기 때문

나무는 꼼짝 않고 귀 기울이고 있었을 것이다

테두리가 테두리를 미는 힘

나이테는 겹을 늘리고

​겹겹의 결 한 가운데 흔들리는 울음

물의 무늬를 새겼을 것이다

나무의 심연에서 일어선 소리의 결이

사방으로 퍼져나갈 때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해 열리는 눈과 귀는 안테나다

고요에서 일어서는 것의 무늬는 왜 둥근가

소금쟁이 한 마리 지나간 자리

북이 울고 있다

* 2017년 제14회 <문학들> 신인상 수상작

< 감 상 >

​세상은 고요한데 소금쟁이 한 마리 물 위에 꼼짝 않고 안거(安居)중이다   

소금쟁이 녀석이 발 한 번 두드리니 물에서 동심원 일으키며 북소리 난다

그때부터 숲속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은 시작이다

기슭의 입이 흔들리는 건 / 물의 입에서 피어난 떨림이 / 나무의 귀에 닿았기 때문

나무는 동심원으로 겹겹이 나이테를 두르며 소리 없는 북소리 붙들고 있다

북소리가 나무테의 물결따라 숲속 멀리까지 울려펴지면

이제 막 솟은 달님도  뚝방의 쑥부쟁이도 선잠 깬 새끼 다람쥐까지도 

둥둥 북소리와 어울려 한바탕 춤을 추겠지   

소금쟁이 한 마리 발 두드리는 소리에 숲속은 온통 잔치 판이다

한 줌 꼭 쥐고 놓치고 싶지 않은 시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7건 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0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 09-15
410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0 09-13
41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 09-09
41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9-09
41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1 0 09-09
41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 0 09-09
41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9-09
410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09-08
409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 09-07
409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09-07
40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 08-31
4096 온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 08-27
409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8-24
409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 08-17
409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 08-10
409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08-08
40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 08-04
409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 08-01
408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 07-27
4088
신발 =장옥관 댓글+ 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 07-23
408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 0 07-20
40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 07-13
408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 07-07
40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07-06
40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 07-01
40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 0 07-01
40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6-29
40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6-28
40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6-28
407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06-27
40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6-27
40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6-26
40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6-26
407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6-25
40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6-25
40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06-23
40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 06-23
407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1 06-22
40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6-20
406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6-20
40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6-19
406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 06-18
40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6-17
40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06-17
40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06-16
406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6-16
406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 06-15
40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06-14
40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06-14
40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0 06-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