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과 한철 / 이윤정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라일락과 한철 / 이윤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7회 작성일 19-03-30 04:53

본문

라일락과 한철 / 이윤정

​라일락꽃 앞에 서 있다

이렇게 당신을 본다는 것이 꿈은 아닐까 생각하다가

꽃의 말을 듣느라 밤이 늦은 줄도 모르고

소곤거리는 저 말 다 듣느라 창을 닫지 못했다

내가 건넨 말을 버리고 떠난 당신을 생각하는 밤은 짧고

라일락이라는 말을 반복하면

고요가 깨어지고 잊고 있던 얼굴이 걸어 나온다

당신 말에는 향기가 났고 우리는 그 밤을 떠나지 않았다

바람에 날리는 꽃무늬 원피스에서

이야기는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해 봄은 어디쯤에서 멈출 것인가

예측할 수 없는 날을 흘려보냈다

원피스가 오래되어 낡았을 거라는 생각은 잘못되었다

꽃을 본다

이렇게 꽃의 말을 다 들어준다

그 말은 빛과 같아서 사그라지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야기를 듣는다

당신을 놓지 못하고 듣는다


오래전 보였던 얼굴이 내 앞에서 웃고 있는

처음 보는 꽃이 내 앞에 서 있다

나는 아직 당신을 보내지 않았다


* 이윤정 : 1961년 대구 출생, 201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 감 상 >

화자는 어느 봄날 창문을 열고 라일락꽃 핀 뜰을 바라보다

활짝 핀 라일락꽃무리에서 지금은 가고 없는 그녀의 얼굴이 떠올라

창문을 닫지 못한다

훌쩍 화자 곁을 떠난 그녀를 생각하는 이 밤은

그녀의 말에서 정겨움이 흘러 넘치던 그 밤을 잊지 못하고

바람에 휘날리는 라일락 꽃무리와 어울어져서

그녀가 입고 있던 꽃무늬 원피스가 눈 앞에 아른거리며

지난날 그녀의 아름다운 여러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 오래전 보였던 얼굴이 내 앞에서 웃고 있는

- 처음 보는 꽃이 내 앞에 서 있다

- 나는 아직 당신을 보내지 않았다


웃고 있는 오래전 그녀의 모습이 처음 보는 꽃과 같아서

화자는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한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8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31 1 07-07
415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 16:09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3-22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3-18
415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3-15
415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3-14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3-08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3-03
415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1 02-18
414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2-16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2-11
41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1 02-04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 0 02-03
41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1-29
414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3 01-28
414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01-26
414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 01-25
414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1 01-22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2 01-20
413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0 01-19
4138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1 01-14
413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01-08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0 01-03
413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12-24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0 12-22
413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12-21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6 0 12-07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 12-03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0 11-30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11-23
412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1 11-18
412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11-17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11-16
412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11-15
412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11-14
412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1 11-11
412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11-10
4120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11-06
411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11-03
411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2 10-31
411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2 10-28
41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0 10-23
411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0 0 10-19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10-14
41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0 10-06
411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10-05
411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10-04
41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 1 10-02
41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0 09-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