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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 / 김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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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0회 작성일 19-04-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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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 / 김예하




앞마당을 지켜온 호두나무가 베어졌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무는
호두알 속에 물결을 새기고 있었다

해마다 잘익힌 가을을 한 말씩 건네주더니
한 마디 말도 없이 톱날이 다녀가고
덩그러니 남은
밑둥의 표정이 어리둥절하다

뿌리를 거세당한 몸통
마지막 비명마저 호두알에 감춘
나무의 나이테는 격렬한 파문이다

일렁이는 결을 따라
밤새 흔들리는 나뭇잎
스르르 잠들던 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겹겹 물결을 놓아
뿌리부터 차오른 옹이를 헤아리다 보면
어느 그늘이든 가벼운건 없다

무늬로 남은 둥근 결을
치열하게 살아온 시간의 기록장

왕성한 시절이 잘려나가고
피 흘린 제 몸에 못이 박힐 때
그는 알고 있었을까

누군가의 마지막 안식이 되리라는 것을







[비평]
오늘 시를 훑어 읽다가 우연히 만난 김 예하 시인님의 「파문」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적기로 했는데
2연의 '밑동의 표정이 어리둥절하다.'라는 표현이 호두나무가 겪은 상황을 제대로 대변할 만한 어휘인가 하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시'라는 장르는 인간의 감정을 이입하거나 전이해서 사물을 다루는 것이고 그것을 시의 형질로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작가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독자를 설득시켜야 하는 작업이기도 하므로 사건이나 상황에 맞는 표현과 적확한 시어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런 이유로 밑동은 자신의 신체가 없어진 상황에서 어리둥절 보다 강한 경악에 가까운 표현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3연에서도 '뿌리를 거세당한 몸통'이 아닌 죽음의 동의어로서 목 잘린 몸통을 의미하는 표현을 가져왔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확한 용어 사용이 시의 질을 낮추고 독자의 이해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덧붙여 시의 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난해 시에 대해서 조금 말하자면 시가 많은 비상식적인 언어, 문장, 문법, 사고 등등을 낯설기로 사용하지만 설득 가능한 선에서의 허용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시를 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첨부한다
일반 독자를 겨냥한 작품이라면 더더욱 주의할 일이다

작품을 대하다보면 낯설기에 실패한 작가 자신도 읽지 못하는 '난해시인 체'하는 작품들을 만나는데 진품과 구별해 내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난해시'에서 의도한 무의미 시가 아니라면 독해가 쉽지 않다는 말이지 읽지 못하게 쓴다는 말은 아니다

난해시와 무의미 시는 다르다 이런 난해시와 무의미 시는 쉽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어떤 작품이든 꿰뚫어보고 꿰뚫어보려고 노력하는 독자가 있다는 것이다
작품을 읽는 독자에는 여러유형과 층이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시를 직조할 때 시작과 전개 마무리가 탄탄하게 연결된 시가 좋은 시라는 생각인데
1연의 호도 알 속의 물결과 3연의 '나이테는 격렬한 파문'이 미지적 물결 이외에 전문의 맥락이 말하는 내적 의미로 연관 지어 읽을 수 있는 근거가 없고, 2연의 '밑동의 표정'과 7연의 '못이 박힐 때'와 마지막 연의 '마지막 안식'이라는 끝맺음이 「파문」에 대한 문맥적 집중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김 예하 시인님의 「파문」은 필자에게 매우 좋은 시로 읽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파문」은 신인상을 받은 시답게 사물에 대한 관찰이 거의 익은 시라고 조심스럽게 소감을 옮겨 본다
김 예하 시인의 「파문」은 2018년 상반기 <시 현실>에서 신인상을 받은 5편 중의 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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