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개 삼아/이시카와 타꾸보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우스개 삼아/이시카와 타꾸보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0회 작성일 19-05-08 09:11

본문

    우스개 삼아

 

   이시카와 타꾸보꾸

 

 

   우스개 삼아 엄마를 업었으나

   그 너무 가벼움에 눈물겨워져

   세 발짝도 못 걸었네

 

 

 

   ―김희보 편저韓國의 명시(종로서적, 1986)

 

 

 

  어머니를 업어본 적이 있나요. 무심히 흐르는 세월 속에 알맹이마저 자식들에게 다 빼 준 어머니는 몸도 마음도 자꾸만 가벼워져 갑니다. 오래 전에 어머니를 안아본 적이 있었습니다. 참매미 자지러지고 뒷산 뻐꾸기 한가롭게 울어대는 어느 해 여름이었습니다. 밭일하다 오신 어머니 이랑에 뽑힌 지심처럼 고달픈 낮잠을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문득 어머니 옆에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도 심장이 약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놀라 잘 깨는 어머니인지라 벽 쪽을 향해 누우신 어머니 등 뒤로 살그머니 누웠습니다. 좁은 어깨가 측은하게 보이는데 괜히 장난기가 발동하였습니다. 젖을 늦게까지 먹어서 그런지 젖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어깨너머로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져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후회를 했습니다. 어머니의 젖가슴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쭈그러진 빈 껍질만 남아 있었습니다.

 

  어느 여자 분이 아들 장가를 보냈는데 섭하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왜 섭하냐고 했더니 총각 때는 생전 무얼 하나 사들고 들어오는 것을 못 봤는데 장가가더니 퇴근 때마다 봉지를 들고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괘씸한 건 어머니와 마당에서 마주쳐도 하나 꺼내줄 생각을 안 하고 모른 채 제 방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자식을 키워봐야 부모심정을 안다는 말처럼 이·삼십대까지는 제 자식과 제 마누라밖에 모르는 그 아들도 지금은 불혹을 넘었으니 이제는 부모심정을 좀 아는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살아 계신다면 시처럼 우스개 삼아 어머니를 한번 업어보고 싶습니다. 업고서는 방안을 빙그르르 돌면서 장난도 쳐보고 싶습니다. 지금의 사오십대를 두고 마지막 ''의 세대라고 합니다. 부모님께 효도하고 자식들로부터는 효도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효의 개념이 희박해지는 시대에 그래도 오래 살아야 자식들에게 효도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어머니 시 모음>

http://blog.daum.net/threehornmountain/13744201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7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28 1 07-07
415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3-22
415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3-18
415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3-15
415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3-14
41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3-08
415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3-03
415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 02-18
414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2-16
414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2-11
41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1 02-04
41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02-03
41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0 01-29
414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3 01-28
414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01-26
414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 01-25
414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1 01-22
41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2 01-20
413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01-19
4138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1 01-14
413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1-08
413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0 01-03
413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 12-24
41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4 0 12-22
413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12-21
41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12-07
413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 12-03
413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11-30
412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11-23
412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1 11-18
412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11-17
412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11-16
412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0 11-15
412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0 11-15
412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11-14
412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1 11-11
412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0 11-10
4120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11-06
411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11-03
411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2 10-31
411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2 10-28
411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10-23
411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 10-19
411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10-14
411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10-06
411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10-05
411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 10-04
41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1 10-02
410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 09-21
410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 09-1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