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됐다/ 문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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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2회 작성일 19-05-27 07:41본문
이제, 됐다
문인수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리될 줄 알았다”
“공연히 왔다 간다” 잘 아시다시피 이 말들은 각각
버나드 쇼와 중광스님이 임종 전에 남긴 단 한 마디다.
새삼 무릎을 탁, 치고 싶지 않은가. 이에 질세라, 개그우먼 김미화는 또한
“웃기고 자빠졌네”라고… 직업정신(?)을 살린 ‘묘비명’을 예고, 웃음을 선사했는데…
반 웃으며, 반은 또 찡한 마음으로 쓸쓸히
뜯어먹고 싶은 말들이다. 그래, 나는 아직
이만한 식욕이 남았으므로
시인 이경림의 말, “시절 하나 온다, 잡아먹자”가 더
구미를 당긴다. 만감이 뒤섞이는 비빔밥인 것이다.
정말이지, 뜻밖에 또 가을이 오곤 했다.
나 태어나, 산 적 있다고? 죽었다고? 아, 다 잡아먹었군.
그러나 그 모두 ‘본의’가 아니었나니. 아무튼
나도, 단 한 마디 “이제, 됐다.”해야겠다.
프로필
문인수 : 경북 성주, 미당 문학상 외 다수 수상, 시집 [적막소리]외 다수
시 감상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이제 됐다’를 한 적이 있는지? 아니 할 수 있을는지?
이제, 됐다는 말이 되어서 된 것 인지? 아무것도 된 것이 없어서 포기한다는 말인지?
어느 쪽이던 단 한마디,
‘이제 됐다’를 하게 될 때쯤, 내가 네게서 된 것인지, 네게서 내가 된 것인지,
그것은 영원히 풀지 못할 비문으로 남아 있을 듯하다.
엄밀하게 된 것은 아무것도 없을지 모른다. 내 쪽이던, 당신 쪽이던.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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