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육체 / 김유자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밤의 육체 / 김유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93회 작성일 19-06-10 03:34

본문

밤의 육체 / 김유자

​손을 넣고 휘휘 젓다가

발을 꺼낸다

두 발은 두리번거리다,

발목 위가 사라진 걸 안다

왼 발은 숲으로 오른발은 바다로


귀를 꺼낸다 이것도 한 쌍이구나

열려 있어서 지킬 것이 없구나

두 귀가 다가와 옆에 서자,

나비가 된다

날갯짓 할 때마다 고요에 파문이 일고

입을 꺼내자 윗입술은 떠오르고

아랫입술은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구름인가 은하수인가 머리를 갸웃거리며

윗입술은 우주를 떠가고

심해에 누워 가만히 지느러미를 흔드는 아랫입술 사이로

유성우가 흘러내린다

고여 있던 말들이 심해어의 눈처럼 흐려진다

무엇을 꺼내도 나로부터 달아나는 밤

빛은 흩어져 있는 뼈와 심장과 귀들을 끌어당긴다

잠 깨면 바다와 사막과 행성 냄새가 난다

눈 발 가슴 한쌍은 서로를 바라보지 않는다

손목과 손가락, 종아리와 발목, 입술과 혀는 붙어서

서로 다른 생각에 잠긴다

발바닥에 풀물이 든 채 모래가 묻은 채 걷다가 문득

발 둘은 돌아본다

* 김유자 : 1957년 충북 충주 출생, 200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고백하는 몸들>


< 감 상 >

상상은 상상의 꼬리를 물고 어둡고 광활한 밤속을 활보고 있는데,

손을 넣어 휘휘 저으니 물컹, 잡히는 것은 놀기 좋은 캄캄한 밤의 적막이다


촛불을 껴자,

둥둥 떠다니던 팔 다리 입술이 얼른 제자리로 돌아와 언제 그랫냐는 듯

킥킥 웃는다

다시 촛불을 끄니,

얼른 아랫입술은 바다 밑으로 달려가고

윗입술은 구름인가 은하수인가 갸웃거리며 우주로 떠난다

화자의 상상이 독자의 상상속으로 轉移 되고 擴散 되면서 바닷속과 우주속을

여행하는 즐거운 이 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57건 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4-15
39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4-15
39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4-15
39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4-14
39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4-14
395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4-14
39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4-13
39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4-13
39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4-13
39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4-12
39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4-11
39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4-11
39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04-10
394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4-10
39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4-09
39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4-09
39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4-09
394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4-08
39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4-08
39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4-08
39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4-07
39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 0 04-07
393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4-07
39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4-06
39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4-06
39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4-06
39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4-06
39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04
39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4-04
39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4-04
39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04
39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4-04
39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4-03
39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4-03
392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4-03
39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02
392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4-02
39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4-02
39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4-01
39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4-01
39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4-01
39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4-01
39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3-31
39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3-31
3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03-31
39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3-30
391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3-30
39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3-29
390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3-29
3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3-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