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와 물고기 / 김경수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편지와 물고기 / 김경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4회 작성일 19-06-23 05:36

본문

편지와 물고기 / 김경수


애인에게 보낼 편지를 들고 찬 바람에 떨고 있는

한 소심한 사내가 강물 속을 들여다본다

물고기는 물의 치마에 새겨진 문양(文樣)이다

물속 자유민주공화국에서 비로소 자유를 쟁취한

푸른 지느러미가 맑은 소리를 매달고 흔든다.

물고기의 내장을 통해 차가운 소리가 흐를 때

물고기라는 언어는 편해진다.

물고기란 언어가

꼬리지느러미에 힘찬 사유(思惟)를 달고 강물 속에서 유영한다

저녁노을이 산 뒤로 넘어가자

산이 짧은 순간 더욱 선명한 검은색이 되어

언어들이 헤엄치고 있는 강 속으로 뛰어든다.

물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흰 꼬리지느러미를 단 시간이 끊임없이 사라지는 것을

파란 수초 같은 현재가 끊임없이 새로운 현재로 바뀌는 것을

물고기는 시간도 흐르는 알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象徵)이다

사라지는 존재가 사라지는 시간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물고기란 언어가 사라지는 인간의 뒷모습을 측은하게 바라본다.

한 소심한 사내가 살고 있는 산속 작은 집 창문을

저녁 7시가 두드린다

애인에게 보낼 편지를 아직 보내지 못하고 있다.

편지가 한 사내의 마음을 읽고

꿈속 우체통으로 스스로 들어간다.


* 김경수 : 1957년 대구 출생, 1993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하얀 욕망이

            눈부시다> 외 다수, 계간 <시와사상> 발행인



< 감 상 >
 

산속 작은 집에 사는 한 소심한 사내는 애인에게 보낼 편지를 들고 강물속을 

들여다본다

물고기가 꼬리를 흔들며 유유히 유영하는 모습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는데,


물고기가 꼬리를 흔들 때마다 치마폭에 새겨지는 한 폭의 문양처럼 언어가 되어

일렁인다


화자의 상상력은 그림을 그려나가듯 생생하게 이미지를 생산 표출하면서

신비한 그 思惟속에는 현실에서는 감히 닿을 수 없는 

물고기 내장 속을 흐르는 바람 같이 해맑은 아름다움, 그리움, 고독과 같은 상징적

정념(情念)들이 듬뿍 깃들어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8-18
8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8-10
8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8-01
8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7-25
8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7-18
8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07-11
8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07-04
8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6-27
8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6-20
8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6-13
8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6-06
8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5-30
8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0 05-23
8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0 05-16
8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5-09
83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9 0 05-02
8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0 04-25
8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04-18
8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 0 04-11
8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0 04-04
8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03-28
8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 03-21
8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 03-14
8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4 0 03-07
8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1 0 02-28
8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0 02-21
8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 02-14
8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 02-07
8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0 01-31
8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3 0 01-24
8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1-17
8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0 01-10
8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5 0 01-03
8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 12-27
8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 12-20
8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 12-13
8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 12-06
8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 11-29
8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11-22
8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11-15
8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7 0 11-08
8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0 11-01
8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10-25
8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10-18
8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 10-11
8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10-04
8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0 09-27
8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 09-20
8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 09-13
79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09-0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