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혀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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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78회 작성일 19-06-29 05:28본문
춤추눈 혀 / 김미정
물컹거리는 시간의 파편
바닥에서 자란 혀들은 죽은 지 5백 년이 되었고 우린 두 갈래 갈라진 혀 끝에서 길을 잃는다 변명이나 핑게는 비겁한
혀들이 하는 하품, 계단이 흘러내린다
그날 주어는 없었고 문장 밖으로 걸어간 혀들은 돌아오지 않는데 계단을 삼킨 고백이 밤하늘에 쏟아진다 흩날리는 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오늘은 어떤 계단 위에서 잠드는 걸까
젖은 길들은 불가능한 무늬를 멈추지 않는다
춤 춰라 춤을
몸부림의 언어를
그건 너인 동시에 나였을까
수천 개의 혀가 떠오르고
어둠의 깊은 무늬가 잠깐 환해진다
고요히 불타오르는 길이 혀에 매달려 있다
* 김미정 : 서울 출생, 2002년 월간 <현대시>로 등단, 2009년 계간 <시와세계>
문학평론 당선, 시집 <하드와 아이크림>등
< 감 상 >
보통 혀는 사람의 제유(提喩)로서 그 사람의 행동을 혀로 표현되는데 본 시에서도 그런듯
한 느낌이 든다
내러티브의 흐름이 꿈을 꾸듯 독자를 벗어날 수 없는 어떤 미지의 세계(때로는 희망, 때로
는 절망) 속에서 헤매이게 하는데,
성경에서, 이브를 꾀어 금단의 열매(선악과)를 먹게 해서 아담과 이브를 에덴의 동산에서
쫓겨나게 하는 요물스런 뱀(사탄)의 혀를 생각나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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