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독 /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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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53회 작성일 19-08-22 04:04본문
노 독 / 이문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한 사발
몸속으로 들어온 길이
불의 심지를 한 칸 올리며 말한다
함부로 길을 나서
길 너머를 그리워한 죄
* 이문재 : 1959년 경기도 김포 출생, 경희대 교수, 2005년 제5회
지훈문학상, 2007년 제7회 노작문학상 수상
< 감 상 >
한 해를 보내면서 자기에 대한 지난날의 성찰인 듯
등불을 켜고 밤길처럼 걷는 것이 우리네 인생 길
지나온 길은 험(險)했으나 가야할 길은 어떠할지?
30대는 立志, 40대는 不惑, 50대는 知天命, 60대는
耳順, 70대는 從心..........
지난날은 힘들었지만 앞날은 밝으리라 지친마음 다독이며
가만가만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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