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의 무게/ 김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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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72회 작성일 19-09-02 08:33본문
허공의 무게
김승해
나무 한 그루, 베어지고 없다
감또개 떨어지면 떫은 풋그늘도 제법 만들던
남의 집 나무
창만 열면 보이던 감나무가
아침에 보니
없다
나무 없는 이 자리로
바람이 왔다가 멈칫거릴 순간
새들이 왔다가 길을 잃을 순간
그런 순간 같이
내 것 아닌 것이
내게로 걸어와 내 앞에서 멈칫거리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안 보이던 것들이
새삼 두렷두렷 만져지기도 했다.
까치가 물어온 가지들이 허공에서 쏟아진다.
저, 없는 자리를
허공의 무게라 하자
프로필
김승해 : 경북 대구, 계명대 대학원 문예창작과 수료, 2005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 감상
난 자리와 든 자리의 차이쯤일까? 늘 있던 것들이 없을 때 그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항상 곁에 있을 땐 모른다. 없을 때 그렇게 허전할 수가 없다.
존재라는 것, 어쩌면 허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역시 허상이 아니면 존재 역시 허상이 아닌 것이다. 곧 추석이다.
늘, 일상처럼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만, 인사라도 나누자.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것이 사람이거늘, 있을 때 잘하자. [글/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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