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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자서전(황천) / 김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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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5회 작성일 19-09-15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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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자서전 / 김혜순

  - 황천:마흔닷새


얼굴 없는 망자들이


중환자실 문 열면 염통주머니, 오줌주머니 들고


달려나오는 환자처럼


황혼 길 우루루 달려가는 망자들이


오던 길 돌아보고 추억에 눈 맞추면 돌기둥 되는 망자들이


자루 속에서 내다보는 눈구멍에 소금물 그렁그렁 담은 망자들이


눈물이 뼈를 녹여 물기둥 되는 망자들이

너보다 먼저 떠나서 영원히 떠난 망자들이

대망막을 뒤집어쓰고 다시 태어날 순서라고

이제 모국어를 다시 배워야 할 때라고

잠자고 일어나도 네가 없고 아침을 먹어도 네가 없다고

초등학교 1학년 교실 문 열리면 받아쓰기 공책 신발주머니

들고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처럼

우루루 산 아래 떠밀려 내려갈 때


헬리콥터 한 대가 1천 명의 죽은 사람 이름을 새긴 4톤짜리

청동 종을 긴 줄에 매달고

높은 산을 넘어가네요 첩첩산중 숨은 절간에 그 종을 매달아

두려고


* 김혜순 : 1955년 경북 울진 출생, 1979년 시 (담배를 피우는 시체)로

            등단, 2019년 제9회 이형기 문학상 수상 


얼굴을 상실한 망자들이 그러나 도처에 파편처럼, 불현듯,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재현되고 현현한다.

망자들의 실(實)로 있는(存) 모습에, 저 지하의 누런 샘물 가까이에,

너는 네 부르튼 입술을 맞춘다.

                                - 해설자 조재룡의 마흔닷새 부문 해설


< 소 감 >

죽기 직전의 기로에 선 자의 심상과 모습을 노래 한 작품으로써 시인은 금년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 인터내셔날부분을 수상했다


이태리 작가 단테의 명작 <신곡>처럼 화자는 이승과 저승을 드나들며 生과 死를

조명하고 있는 듯,


마치 불교에서 주장하는 49제를 연상하는 듯, 한 권이 49편으로 나눠져 편편마다

음험한 분위기가 안개처럼 짓게 풍겨져 독자로 하여금 주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데, 


시인은 책 말미(시인의 말)에서 49편을 한 편의 작품으로 읽어줬으면 한다


황천(마흔닷새) 편은 출근(하루) 편과 함께 49편 중 필자의 마음을 특히 사로잡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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