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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다는 것 / 문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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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62회 작성일 19-10-30 04:52

본문

환하다는 것 / 문 숙


중심이 없는 것들은 뱀처럼 구불구불

누군가의 숨통을 조이며 길을 간다

능소화가 가죽나무를 휘감고

여름 꼭대기에서 꽃을 피웠다

잘목된 것은 없다

시작은 사랑이었으리라


한 가슴에 들러붙어 화인을 새기며

끝까지 사랑이라 속삭였을 것이다

꽃 뒤에 감춰진 죄

모든 시선은 빛나는 것에 집중된다

환하다는 것은

누군가의 고통 위에서 꽃을 피웠다는 말

낮과 밤을 교차시키며

지구가 도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돌고 돌아 어느 전생에서

나도 네가 되어 본 적 있다고

이생에선 너를 움켜잡고

뜨겁게 살았을 뿐이라고

한 죽음을 딛고 선

능소화의 진술이 화려하다


* 문 숙 : 경남 하동 출생, 2000년 <자유문학>등단

              시집 <기울어짐에 대하여> 등


< 소 감 >

 

능소화는 꽃피우기 위해서 가죽나무를 짓밟고 온 힘으로 기어오

를 것이고 가죽나무는 능소화 넝쿨에 휘감겨 죽어가는 것은 자연

의 섭리(攝理)!


화자는 당연한 자연의 섭리를 우리 인생사에 원용(援用)시키면서

오묘한 잠언(箴言)을 만들어 독자의 심상에 새겨 넣고 있는데,


가죽나무는 죽어가고 능소화는 꽃피우는 것이 

'잘못된 것은 없다 시작은 사랑이었으리라' 둥

'모든 시선은 빛나는 것에 집중된다' 둥

강자의 화려함 뒤에 약자의 서글픔이 간과 된듯도 하고,


'누군가의 고통 위에 꽃은 피고, 낮과 밤을 교차시키며 지구가 돌고

어느 전생에서 나도 네가 되어 본 적 있다고, 이생에선 너를 움켜잡고

뜨겁게 살았을 뿐' 

이라는 능소화의 진술에서 사물과 사물이 뒤엉킨 인연(因緣)과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輪廻)사상을 떠올리게도 한다


화자는 詩題(환하다는 것)에서 부터 가죽나무의 설음 보다는 능소화꽃의 

화려함에 방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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