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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비의 목록/ 김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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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4회 작성일 20-01-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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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목록

 

김희업

 

 

손바닥에 닿으면 부러지는 연약한 비

비가 거리의 목록에서 노점을 지웠다 오늘은

가난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우산을 펴자 비가 우산 위로 사납게 달려들었다

우산은 우산 크기만큼만 비를 가려주었다

온다는 소리 없이 집집마다 비가 다녀갔다

섭섭하지만 비를 뒤쫓아갈 필요가 없었다

훗날을 기약하며 보내주기로 했다

비를 모금함 속에 모아두는 엉뚱한 사람은 없을 테니까

사람을 불러 모으는 재주를 가진 노점이 사라진 사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비에 스며들었는지

한산한 거리가 비로 시끌벅적했다

비에 쫓겨난 봄꽃은 어디서 보상받을는지

생계가 막막해진 봄꽃이

뿔뿔이 자취를 감추었다

손바닥에 닿으면 부러지는 연약한 비에도

바퀴의 노동은 멈추지 않고내일도 모르고 앞만 향해 자꾸

달려간다 이런 날바퀴도 없이 미끄러지는 사람이 꼭 있더라

저만치 자신을 내팽개치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비가 거리의 목록에서 이제 웃음조차 지우려 한다

오늘은 비의 목록에 따뜻한 위로가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프로필

김희업 건국대 국문과서울예대 문창과현대문학 등단시집[비의 목록]외 다수

 

시 감상

 

겨울답지 않게 비가 많이 내렸다계절마다 내리는 비는 계절의 색을 짙게 하거나 혹은 계절을 탈색시키거나당신은 어느 계절의 비를 좋아하는지쏟아붓는 여름 비우산 속 울음을 감추지 못하게 만드는 가을비따뜻한 봄 비아니면 왠지 남의 옷을 걸친 듯 겨울 속 봄 비비의 목록을 만들어 보자얼마나 많은 것들이 비에 스며들었고 얼마나 많은 것들을 비에 씻겨 보냈는지보낸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보자잠시 비가 되어보자. [/김부회 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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