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포도, 잎사귀 / 장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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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5회 작성일 20-01-24 06:57본문
달, 포도, 잎사귀 / 장만영
순이, 벌레 우는 고풍한 뜰에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 왔구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아 있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동해 바다물처럼
푸른
가을
밤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고웁고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순이, 포도넝쿨 밑에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젖어 호젓하고나
* 장만영(1914년 - 1975년) : 황해도 연백 출생, 시집 <시장에 가는 날> 등
< 소 감 >
장영만시인은 가고 없는 옛시인으로서 자연을 소재로한 전원적 정서를
현대적 감상으로 읆는 시인이라 한다
본 작품은 1936년<시건설> 2호에 처음 발표된 작품으로 본 잡지사는 평
안북도 중강진이라는 가장 추운 곳에서 꽤 오랫동안 발간된 잡지라 한다
그래서 그런지 찬바람부는 추위와 암울했던 일제시대가 연상되면서 을시
년스러운 외로움이 이미지 곳곳에 묻어있는 듯하면서도 이육사 시인의 시
청포도를 생각나게도 한다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빡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포도는 달빛에 스며 고웁고 /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건드리면 금방 깨어질것 같은 홍익인간 백의민족의 소박한 얼이 한
폭의 그리움이 되어 먼 기적 울림처럼 독자의 마음 속 깊이 져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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