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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화분에 물주기 / 이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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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7회 작성일 20-02-10 06:56

본문

빈 화분에 물주기 / 이근화


어디에서 날아온 씨앗일까

누가 파 온 흙일까

마시던 물을 일없이 빈 화분에 쏟아부었더니

며칠 지나 잎이 나온다

욕 같다

너 내게 물 먹였지

그러는 것 같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그러면 속이 시원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볕이 잘드는 곳으로 옮겨 주었다

몰라봐서 미안하다

그런데 끝까지 모르겠다

너 누구니, 아니 댁은 누구십니까

잎이 넓적하고 푸르다

꽃 같은 것도 피울 거니

그럼 정말 내게 욕하는 거야

안녕하십니까, 묻지 마 내게

당황스럽잖아 나더러 어쩌라고

계속 물을 주어야 한다

불안하면 지는 거다

그런데 더 주어야 하나 덜 주어야 하나

그늘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 하는 거다

너는 어디서 왔니

족보를 따지는 거다

상상하는 거다

너 아무것도 아니지

나의 몽상이구나

나란 망상이구나

죽고 없는 거구나

잘 살기란 온전하기란

불가능한 거구나

빈 화분에 물을 주며

나는 하루하루 시들어 간다

최선을 다해 말라 간다


* 이근화 : 1976년 서울 출생, 2004년 <현대문학> 등단, 2009년

            제4회 윤동주문학상 외 2회 수상


< 소 감 >

조물주가 자기가 만든 인간의 탄생을 놓고 독백하는 듯 하다

한 때 아끼다 시들어버린(잊어버린) 빈 화분에서 물을 주니 생각지도 않게 

싹이트는 거다


화자는 느닷없는 상황에 당황스러우면서도 이 생각 저 생각 하면서 화자 특유의 

장난기 비슷한 말잇기 놀이를 하고있지만 인생에 대한 심오한 철학도 숨겨져 

있는듯 하다


우리 인생사와 대비된 허무와 낙담이 보이는가 하면 생멸(生滅)에 대한 궁금증도 

있는 듯 하다, 우리는 어디서 왔다 어디로 가는 걸까? 


철학적 잠언(箴言), 불가지론(不可知論)에 의하면, 초경험(超經驗)적인 것의 존재나 

본질은 인식이 불가능 하다는 입장이다

즉, 인간은 神을 인식할 수 없으며 또한 사물의 본질이나 궁극적 실제의 참 

모습은 인간의 경험으로는 인식이 불가능 하다는 입장인데,


이 이론은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나 회의론자로 올라가서 그 기원을 찾아

볼 수 있으나 근세를 거치면서 스피노자(인간이 인식 할 수 있는것은 물체와

정신뿐), 데비드 흄(인간의 지식은 인상과 관념에 한정), 칸트(순수이성비판)

헉스리, 스스펜서까지 영향을 미쳤으며 인도의 불교이론에까지 영향을 미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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