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쾌활한 여인에게 / 보들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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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57회 작성일 20-02-19 08:13본문
지나치게 쾌활한 여인에게 / 보들레르
그대 머리, 그대 몸짓, 그대 자태는
아름다운 풍경처럼 아름답다.
맑은 하늘에 시원한 바람처럼
웃음이 뺨에서 노닌다.
우울한 행인도 그대와 스치면,
그대 팔과 어깨에서
빛처럼 뿜어져 나오는
건강함에 눈부셔 한다.
그대가 옷에 뿌려놓은
요란스러운 색깔은
꽃들이 발레하는 환상을
시인 마음에 던진다.
현란한 그대 옷은
야단스러운 마음의 표상.
내가 홀딱 반해버린 쾌활한 여인이여,
그대를 사랑하는 만큼 그대를 증오한다!
때로 아름다운 정원에서
무기력한 몸 질질 끌 때면,
태양이 빈정거리듯
내 가슴 찢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봄과 신록이
내 마음 그토록 모욕했기에
나는 꽃 한 송이에
'자연'의 무례함 벌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어느 밤
쾌락의 시간이 울릴 때에
보물 같은 그대 몸으로
겁쟁이처럼 소리 없이 기어가
쾌할한 그대 살을 벌주고,
다 드러난 젖가슴 멍들게 하고,
놀란 그대 옆구리에
움푹하고 커다란 상처 입히고,
더 선명하고 더 아름다운
새로 생긴 그 입술로
내 독을 부어넣으면, 누이여!
아찔하도록 기분 좋겠지!
< 소 감 >
이 시는 시인의 시중 경범재판소에서 처벌받은 여섯 편 가운데 한 편이다
지금의 잣대로는 퇴폐나 외설등 사회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는 듯 한데도
발행금지와 처벌 받은 것은 당시 프랑스에서도 개인 자유주의가 아닌 사회
중심주의로 개인의 사상및 표현의 자유를 극도로 억압한 듯하다
시인도 시 원본에 다음과 같이 간행자 노트를 남겼는데,
"재판관은 이 시 마지막 두연에 잔학하고 외설적인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 한다
본디 이 시집이 띠는 엄숙함은 그런 희롱을 허락하지 않지만, 형법학자들에게는
'분노'나 '우울'의 뜻으로 쓰인 '독'이라는 단어가 이해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독을 매독으로 해석한 양심이여, 고민하라!"
필자의 생각이지만, 보들레르는 본 시에서 객관적상관물(보조관념)을 여인의
육체로 시인의 당시 고통 및 환경적 정념(원관념)을 피력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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