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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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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첫눈은 내 혀에 내려앉아라/신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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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5회 작성일 21-04-23 18:19

본문

 첫눈은 내 혀에 내려앉아라 






 신미나






 오늘은 날이 좋다 좋은 날이야 손을 꼭 잡고 베개를 사러 가자 원앙이나 수(壽) 자를 색실로 수놓은 것을 살 수 있겠지

 이것은 흐뭇한 꿈의 모양, 어쩐지 슬프고 다정한 미래


 양쪽 옆구리에 베개를 끼고 걸으면, 열두폭의 치마를 환하게 펼쳐서 밤을 줍는 꿈을 꾸겠네

 목화꽃 송이, 송이 세송이 콧등을 스치며 높은 곳에서 하나씩 떨어지는 모양을 바라보아도 좋겠네


 너와 나, 꿈길의 먼 이부자리까지 솜을 틀자 이불이 짧아 드러난 발목을 더 덮지 못해도

 꿈속에서는 미래의 지붕까지 덮고도 남겠지


 오늘은 날이 좋다 좋은 날이야 철 지난 이불은 개켜두고

 일단 종로로 가자

 종로에 가서 베개를 사자



  - 시집 <당신은 나의 높이를 가지세요>에서, 2021 -










 * 며칠 전에 나온 따끈따끈한 시집이다.

   시를 떠나서, 코로나 시국에 한가한 소리를 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삶이 팍팍해진 지금,

   시인의 시를 읽으며 베개 사러 시장엘 가보는 것도 시적인 삶이 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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