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껍데기술을 마시다/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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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839회 작성일 15-08-16 20:06본문
조껍데기술을 마시다
이상국
드문드문눈발이 날리는 저녁, 시인 몇사람이 이장네 식당에 술 먹으러 갔는데 그 집 암탉 한마리가 연신 머리를 문에 부딪치며 안을 기웃거린다. 기르던 닭 아홉마리를 살쾡이 족제비가 다 물어가고 저게 혼자 남아 해만 지면 겁이나서 저런다며
주인여자가 문을 열어주자 얼른 들어와 신발장 위에 올라가 잠자리를 튼다.
우리가 누구인가,
인간의 일은 물론 천지만물과 우주적 공사에까지 참여하는 시인 아닌가, 그런 자들이 밤마다 공포에 떠는 저 말 못하는 짐승의 고통을 어떻게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이런 공론 끝에 다음날 우리는 그를 푹 곤 백숙을 안주로 조껍데기술을 마시며 그의 고통과 슬픔을 나누어 가졌다.
* 반드시 감상평을 함께 올리라고 되어있으니 뭔가 쓰기는 써야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달리 뭔가를 다는 것은 사족같아서
그냥 'ㅋㅋㅋ'으로 대신합니다'
닭은 얼마나 안심되었을까요? 다시는 살쾡이 족제비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서...ㅎㅎ
이상국
드문드문눈발이 날리는 저녁, 시인 몇사람이 이장네 식당에 술 먹으러 갔는데 그 집 암탉 한마리가 연신 머리를 문에 부딪치며 안을 기웃거린다. 기르던 닭 아홉마리를 살쾡이 족제비가 다 물어가고 저게 혼자 남아 해만 지면 겁이나서 저런다며
주인여자가 문을 열어주자 얼른 들어와 신발장 위에 올라가 잠자리를 튼다.
우리가 누구인가,
인간의 일은 물론 천지만물과 우주적 공사에까지 참여하는 시인 아닌가, 그런 자들이 밤마다 공포에 떠는 저 말 못하는 짐승의 고통을 어떻게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
이런 공론 끝에 다음날 우리는 그를 푹 곤 백숙을 안주로 조껍데기술을 마시며 그의 고통과 슬픔을 나누어 가졌다.
* 반드시 감상평을 함께 올리라고 되어있으니 뭔가 쓰기는 써야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달리 뭔가를 다는 것은 사족같아서
그냥 'ㅋㅋㅋ'으로 대신합니다'
닭은 얼마나 안심되었을까요? 다시는 살쾡이 족제비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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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껍데기술...
그 술, 꼭 한 번 마시고 싶네요
* 그 닭, 안심될 겁니다
기와집에 사는 어떤 닭은 말고 (웃음)
나문재님의 댓글의 댓글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국에 오시면 조껍데기술 한사발 꼭 대접하겠습니다~
공주 밤막걸리 한사발도 덤으로 대접하겠습니다!!ㅎㅎ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달못님의 댓글
달못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케...안전지대는 없다니까요.
안전해 보겠다고 기를 쓰고 찾아든 곳이 가장 불안전한 곳일 수도 있으니까.
고통과 슬픔을 나눠 마신 범우주적인 시인들이 올라앉은 신발장도 범우주적으로 불안전한 곳이겠지만
그래도 머 조껍데기 술에 거나하게 취해 잠들 수 있으면 그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