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빛 / 마종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물빛 / 마종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992회 작성일 15-09-05 14:27

본문

 





물빛 ... 마종기



내가 죽어서 물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끔 쓸쓸해 집니다
산골짝 도랑물에 섞여 흘러내릴 때
그 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누가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까요
냇물에 섞인 나는 물이 되었다고 해도
처음에는 깨끗하지 않겠지요
흐르면서 또 흐르면서,
생전에 지은 죄를 조금씩 씻어내고,
생전에 맺혀있던 여한도 씻어내고
외로웠던 저녁, 슬펐던 앙금들을
한 개씩 씻어내다보면,
결국에는 욕심 다 벗은 깨끗한 물이 될까요

정말로 깨끗한 물이 될 수 있다면
그때는 내가 당신을 부르겠습니다
당신은 그 물 속에
당신을 비춰 보여 주세요
내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세요
나는 허왕스러운 몸짓을 털어버리고 웃으면서
당신과 오래 같이 살고 싶었다고
고백하겠습니다
당신은 그제서야 처음으로
내 온몸과 마음을 함께 가지게 될 것입니다
누가 누구를 송두리째 가진다는 뜻을 알 것 같습니까
부디 당신은 그 물을 떠서 손도 씻고 목도 축이세요
당신의 피곤했던 한 세월의 목마름도
조금은 가셔지겠지요
그러면 나는 당신의 몸 안에서 당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죽어서 물이 된 것이
전혀 쓸쓸한 일이 아닌 것을 비로소 알게 될 것입니다.






추천1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물빛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빛을 조망해 보는,
담담한 설득력을 갖춘 지적 성찰의 시라 할까..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에...

물이란, 그저 흐르는 것이 제 일인양
멈추지도 않는 일이지요..

물빛이 주는 의미가 참 깊고도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답니다..

귀한 말씀으로 머물러주심 감사합니다..^^

Total 4,157건 32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60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0 09-17
260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1 09-15
260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1 09-14
260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 09-14
26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 09-13
260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 09-12
260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 09-10
2600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4 1 09-10
259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 09-09
25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0 09-07
2597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5 0 09-06
259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09-06
259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1 09-04
259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6 1 09-03
259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0 09-02
259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1 09-01
259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 08-30
25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 08-30
258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 08-29
258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7 1 08-29
258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8-28
258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 08-28
258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1 08-27
258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9 1 08-25
258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0 0 08-24
258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08-23
258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5 0 08-23
258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1 08-22
2579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 08-21
257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 08-21
257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08-20
2576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 08-19
257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1 08-18
2574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7 0 08-18
257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08-17
257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7 1 08-16
25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 08-16
257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6 2 08-14
256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5 0 08-14
2568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0 08-14
2567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0 08-12
256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5 2 08-12
256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1 08-11
256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 0 08-11
2563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1 1 08-10
256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 08-09
25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 08-09
25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0 2 08-08
255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 08-08
255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 08-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