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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새벽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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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22회 작성일 15-09-0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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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새벽에 바친다 내
정갈한 절망을,
방금 입술 연 읆조림을

감은 머리칼
정수리까지 얼음 번지는
영하의 바람, 바람에 바친다 내
맑게 씻은 귀와 코와 혀를

어둠들 술렁이며 鋪道를 덮친다
한 번도 이 도시를 떠나지 못한 텃새들
여태 제 가슴털에 부리를 묻었을 때

밟는다, 가파른 골목
바람 안고 걸으면

일제히 외등이 꺼지는 시간
살얼음이 가장 단단한 시간
薄明비껴 내리는 곳마다
빛나려 애쓰는 조각, 조각들

아아 첫새벽,
밤새 씻기워 이제야 얼어붙은
늘 거기 눈뜬 슬픔,
슬픔에 바친다 내
생생한 혈관을, 고동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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