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과 백의 시간 속에 앉아 =이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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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1회 작성일 23-03-09 21:15본문
흑과 백의 시간 속에 앉아
=이제니
난 언제나 감자의 다양한 조리법에 감탄하곤 했지. 굶고 삶고 찌고 볶고 튀기고 데치고 으깨고 부치고 끓이고 죽이고 묵히고 익히고 말리고 밀리고 울리고 불리고 부수고 밀치고 망치고 뭉치고 상하고 멍들고 짓누르고 짓무르고 회피하고 보류하고 기다리고 기대하고 묻고 답하고. 그것이 싸구려 인생을 대변한다는 사실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지. 흘러넘친다는 건 이미 전락했다는 말이니까. 어디에서 어디로 굴러떨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어느새 떠내려왔다는 거지. 원치 않는 어떤 곳에 놓여 있다는 거지. 그날의 우리가 그랬었지. 지나고 나서야 알았지만. 그때 넌 어쩌면 그렇게 슬픈 눈을 하고 내 앞에 앉아 있었니. 어쩜 그렇게 내 슬픔을 고스란히 지고 앉아 있었니. 맛없는 포테이토샐러드를 먹으면서. 하릴없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테이블 위로 일렁이는 희미한 불빛을 남모르게 좇으면서. 돌아갈 수도 나아갈 수도 없는. 흑과 백의 시간 속에 앉아.
얼띤感想文
감자가 감자처럼 들리지 않는다. 감자가 시장 유동성 자본의 감소처럼 듣기는 건 왜일까? 23년 3월 7일 미 파월 연준 의장은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겠다고 발언했다. 그의 말은 즉각 시장에 반영한 것처럼 주식시장은 요동을 쳤다. 지구 반대쪽 입김은 마치 태풍처럼 와닿는 듯, 우리의 환율과 주식시장도 반응을 보였다. 오늘 우리 쪽 시장은 외국인이 무려 1조 원 가까이 주식을 내 던졌다. 올해 들어와 최대의 물량이다. 무슨 휴지를 던진 것처럼 아무 미련 없이 내다 던진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우리 시장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미국은 그렇다 하더라도 말이다. 대국 경제에 크게 영향을 받는 우리의 경제다. 이자율은 크게 올리지 않는 것으로 가지 않을까, 여태 시장에 미친 영향은 우리의 경제가 감당할 만큼 받아 줄 수 있는 체질은 아니니까, 부동산 경기의 나락과 중소기업의 폐업률이라든가 도산에 가까운 기업의 자금 흐름을 보아서 말이다. 주식시장은 이미 바닥까지 내려가 있는 상황에서 근 몇 달 반등 아닌 반등을 보인 나머지 조금 숨통을 틀어놓긴 했다만, 여전히 불안한 정세다. 코스피 지수 2,419포인트 20일 생명선에서 오락가락 그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전히 그랬듯이 시장은 낙관론에 치중한다. 올라갈 것이다, 올라갈 거라는 둥 그랬다. 늘 맛없는 감자를 먹으면서 우린 하릴없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이랬다저랬다 저울질하곤 했으니까 테이블 위 희미한 불빛으로 다가올 기대를 심는다. 흑과 백의 시간 속에 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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